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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핀테크 중심’영국엔 있고 ‘스타트업’한국에 없는 것은?
전통적인 금융강국인 영국이 핀테크(FinTech) 분야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 2008년 이후 영국 핀테크 산업의 연평균 성장률은 74%. 미국의 실리콘밸리(13%)나 전 세계 평균(27%)보다 3~4배 이상 크다. 시장 규모도 2013년 말 현재 200억파운드(한화 32조9000억원)로 성장했다. 이제 걸음마를 뗀 우리나라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다. 그렇다면 전세계 ‘핀테크의 중심’ 영국에는 있고 ‘스타트업’ 한국에 없는 것은 무엇일까.

▶Level39 vs ?=영국엔 레벨(Level) 39가 있지만. 한국엔 없다. 레벨 39는 런던 금융 중심지인 카나리 워프에 있는 원 캐나다 스퀘어(One Canada Square) 빌딩 39층으로 유럽 최대 핀테크 클러스터다.

영국 정부는 그간 영국의 기술창업기업 클러스터인 테크시티에서 핀테크기업을 함께 육성했다. 하지만 최근 핀테크의 중요성을 인식, 핀테크기업을 위한 별도의 클러스터인 레벨 39를 조성했다. 테크시티 초대 회장인 반 데르 클레이가 지난 2013년 3월 레벨 39를 설립한 후 6개월 만에 42층까지 공간이 넓어졌으며, 현재까지 86개 핀테크 관련 기업이 입주해 있다.

레벨 39의 가장 큰 특징은 영국 금융의 중심지에 있다는 점이다. 인근에 위치한 HSBC, 씨티그룹, 바클레이즈 등 글로벌 금융그룹과 핀테크 창업기업들의 연결고리를 하면서 영국 핀테크 산업 성장을 주도하고 있다는 평가다.

반면 한국은 핀테크 기업을 위한 클러스터가 없다. 정부는 최근 대통령 업무보고를 통해 핀테크 지원센터를 설치하겠다고 했지만, 이는 행정ㆍ법률이나 자금 지원 등을 상담하는 역할을 할 뿐 업무공간을 내주진 않는다. 은행권이 비영리단체로 운영 중인 청년창업재단 디캠프(D. Camp)도 있지만, 이 역시 핀테크 기업을 위한 별도의 공간은 없다.

▶IT컨설팅 회사 투자 vs 정책자금=영국이 테크시티를 조성할 때 중점을 뒀던 것은 창업기업 유치 뿐 아니라 페이스북, 구글, 맥킨지 등 전세계 유수의 정보기술(IT), 컨설팅 회사를 유치한 것이다. 핀테크 스타트업 기업에게 정부 지원도 중요하지만, 글로벌IT기업과의 정보교류나 컨설팅 회사들의 투자가 있어야 계속 기업으로서 운영이 가능하다는 판단에서다. 실제로 영국정부의 노력 덕에 영국의 핀테크 투자규모는 전 유럽지역 투자의 60% 이상을 차지하기도 했다.

영국 정부는 또 테크시티에 런던왕립대학과 런던시립대학 등 런던 소재 다수의 대학들과 파트너십을 형성하도록 해 학계 역시 핀테크 기술개발에 뛰어들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반면 우리나라는 핀테크 기업 투자가 정책자금 위주로 이뤄지게 돼 있다. 정부는 산업은행과 기업은행을 통해 각각 1000억원의 지금을 핀테크 기업에 지원키로 했다. 하지만 민간자본 투자를 위한 유인책은 제시하지 못했다. 이와 함께 학계에 핀테크 기술개발에 참여할 기회도 열어주지 않았다.

핀테크 산업 지원이 일회성에 그치지 않으려면 정책자금 지원으로만은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김동웅 KB경영연구소 책임연구원은 “영국의 핀테크 산업이 주목받는 이유는 정부 차원에서 규제완화, 자금지원 등 핀테크 창업기업 발굴에 적극적이기 때문”이라며 “정부가 국내 핀테크 산업을 육성하려면 보다 적극적인 중계자의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소연 기자/carri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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