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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잔인한 골리앗 감수성 풍부한 남자로
[헤럴드경제=이윤미 기자]어린 아이도 다 아는 구약성서의 다윗과 골리앗 이야기는 일반적으로 선과 악, 힘과 지략의 이분법적으로 해석된다. 성서에 묘사된 골리앗은 무시무시하다. 2미터 70센티 키에 머리에는 투구를 썼고 몸에는 비늘 갑옷을, 다리에는 놋으로 만든 각반을, 어깨 사이에는 놋단창을 달았으며, 창날은 7kg에 달하는 것으로 묘사돼 있다. 골리앗은 쩌렁쩌렁 소리지르며 이스라엘인을 향해 나와 싸우라고 겁을 준다. 그래픽 노블의 대가 톰 골드는 이런 장수 골리앗을 순하고 유약한 새로운 캐릭터로 만들어냈다. 잔인한 전사 대신, 달빛에 비친 조약돌의 아름다움에 감동하는 감수성이 풍부하고 배려와 인내심이 있는 남자로 그려낸다. 골리앗은 어떤 우연에 의해 자신도 모르게 전투에 나서게 된다. 행정일을 하고 싶어했던 그는 어느 날 왕의 명령으로 힘을 자랑하며 이스라엘인들에게 겁을 주는 임무를 맡게 된다. 성경은 골리앗이 싸운 전투에 대해선 설명이 없다. 그저 다윗의 돌팔매질 한방에 쓰러진 거인일 뿐이다. 작가의 상상력은 여기서 작동한다. 큰 키가 오히려 가엾어 보이는 외로운 한 병사의 모습으로 그려낸 것이다. 패배의 상징이 된 골리앗에 처음으로 주목한 작가의 상상력과 담백한 그림의 여운이 길다.


골리앗/톰 골드/이봄



이윤미 기자/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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