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슈퍼리치] 연수입 60억달러…글로벌기업 뺨치는 '테러 리치'
세계기업화 7개 이슬람 무장단체 年수입 최소 50억弗…슈퍼파워는 IS
이슬람 개인부호·민간군사기업…광기와 사업에 기댄 ‘공포의 머니게임’



[헤럴드경제=슈퍼리치섹션 윤현종 기자ㆍ이혜원 인턴기자] 정도가 지나치면 미치지 못한 것과 같다. 종교나 사상은 더욱 그렇다. 지나치게 믿으면 안 믿는 것보다 못하다. 다른 사람의 목숨까지 빼앗는 ‘광신(狂信)’의 모습도 불사한다. 잘못된 교리나 정치적 목적을 앞세운 테러행위가 대표적이다.

물론 자금이 받쳐줘야 한다. 최근 지구촌을 충격과 공포로 몰아넣고 있는 ‘이슬람국가(IS)’를 비롯, 세계 주요 테러집단 몇 곳의 연간 수입은 수십억 달러에 이른다. 웬만한 글로벌 기업과 맞먹는 이들 단체의 지도자는 사실상 오너 대접을 받는다.

이뿐 아니다. ‘세계기업’으로 성장한 테러단체가 일으키는 분쟁은 수백억 달러 규모의 관련분야 시장을 만들었다. 미국의 ‘블랙워터’(현 아카데미) 같은 민간 군사기업이나 로비집단, 암암리에 테러를 지원하는 개인부호 등은 대표적인 참여자다.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테러리스트, 알 바그다디 IS수장=지구촌에서 암약 중인 10대 테러집단의 연 수입은 지난해 말 기준 총 60억달러(한화 약 6조6000억원)에 달한다. 절대다수가 아랍ㆍ아프리카권의 이슬람 무장단체다.

그 가운데 아부 바크르 알 바그다디(이하 알 바그다디)가 이끄는 이슬람국가(Islamic StateㆍIS)의 사업(?)은 놀랍다. 알 바그다디의 본명은 이브라힘. 그는 지난해 6월 이슬람국가 수립을 선언하고 ‘칼리프(이슬람의 종교지도자) 이브라힘’을 자처했다.

알 바그다디의 IS는 작년 20억~30억 달러 가량을 벌어들인 것으로 추정된다. 주 수입원은 석유밀매ㆍ인질 몸값ㆍ점령지 세금 등으로 알려졌다.

IS는 이처럼 막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이라크 북부 5만5000㎢를 장악하고 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지난해 1∼9월에만 이라크 민간인 7715명이 사망했다.


2004년부터 칼레드 마샤알을 유력한 정치지도자로 내세운 팔레스타인의 ‘하마스’의 자금력도 상당하다. 지난해 10억 달러 정도를 끌어모은 마샤알은 ‘하마스의 오사마 빈 라덴’으로 불린다. 팔레스타인 이슬람 국가 건설이 목표인 하마스는 근거지인 가자(Gaza)지역 경제의 15%를 장악하고 있다.

하마스는 처음엔 봉사단체로 출발했다. 하지만 2000년 9월 인티파다(민중봉기ㆍ이스라엘에 맞선 민중 저항운동)이후 자살폭탄 등 테러행위를 본격화했다. 인접한 이스라엘과의 분쟁도 진행형이다. 특히 작년 여름 양측 전투로 팔레스타인 사망자는 1800명에 달했다. 2000년 이후 이스라엘인도 1260여명이 죽었다.

물라 무함마드 오마르를 우두머리로 한 탈레반도 연 수입 4억 달러의 ‘부자’ 테러집단이다. 탈레반의 근거지인 아프가니스탄에서 ‘도덕적으로 엄격한 이슬람 정부 수립’이라는 목표 하에 목숨을 달리한 민간인만 지난 3년 간 8732명이다. 이 중 74%가 탈레반 등 이슬람 무장세력 책임인 것으로 나타났다.

오사마 빈 라덴 사망 이후 세계 57개국으로 스며든 알 카에다도 연 수입 1억5000만달러에 이른다. 알카에다가 이를 바탕으로 아랍권과 아프리카 대륙 10개국에서 저지른 테러는 작년 한해만 168건, 이틀에 한 번 꼴이다. 사망자는 1220명이다. 


▶지원하거나 기생하거나…‘테러 시장’ 뒤에 선 부자들=‘테러부자’들의 자금줄은 또 있다. 비슷한 종파에 속한 개인부호들이다. 이들은 주로 사우디ㆍ카타르ㆍ쿠웨이트 등에 분포한다. 카타르의 한 부호는 이라크에 기반을 둔 알카에다에 매달 200만 달러를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그는 2013년 시리아 알카에다에도 60만 달러를 지원했다.

테러 뒤에 선 부자들은 또 있다. 사람들의 목숨까지 위태로운 분쟁지역이 있어야 돈을 버는 이들이다. 미국정부나 정보부서의 위험한 임무를 대신해 대(對)테러전에 투입된 민간군사기업이 대표적이다. 특히 ‘용병업체’의 대명사로 불리는 블랙워터그룹은 2000년대 들어 미 중앙정보부(CIA)와 계약하며 관련분야 세계 2대 기업이 됐다. 1년 매출은 8억 달러에 달한다. 이 그룹 창업자 에릭프린스의 자산은 최근 알려진 것만 24억 달러다.

하지만 이런 민간군사기업들은 작전 중 민간인 사살과 관련한 논란에서 언제나 자유롭지 못하다. 실제 지난 2007년 9월 이라크 바그다드에선 임무도중 블랙워터 용병에 의해 현지 민간인 17명이 사망하기도 했다.


‘테러 대 반(反)테러전’을 둘러싼 대리전도 치열하다. 미국의 친(親)이스라엘 정책 유지를 바라는 유대계 부호와 이에 맞서는 이란계 미국인 부호로 이뤄진 로비단체 간 경쟁이다. 하지만 어느쪽이 이기든 희생은 불가피하다.

결국 한쪽에선 광기를 드러낸 살인을 위해 돈을 모으고, 다른 한 쪽에선 이들을 물리치기 위한 ‘사업’에 참여해 막대한 돈을 번다. 고용주가 된 정부는 민간기업이 작전 중 현지 민간인을 무고하게 죽여도 책임의무는 없다. 돈이 만들어낸 극단의 ‘실리’이자 오만함이다. 어느쪽이든 인간 목숨을 담보로 한다는 점에서 묘하게 닮은 이들은 다름아닌 ‘공포의 부자’들이다.

factism@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