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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난방비 0원’ 아파트 실제 조사해보니 전국 ‘5만5000여가구’
[헤럴드경제=박일한 기자] 이른바 ‘김부선 난방비’ 문제가 불거진 이후 정부가 전국 아파트를 조사해보니 실제로 겨울철 한 달 난방비가 ‘0원’으로 부과된 아파트가 전국적으로 5만5000여가구나 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부분 전기장판 등을 사용하거나 해외여행 등으로 실제 난방비를 쓰지 않은 경우였으나 계량기 고장 방치 등 관리 부실로 인해 부과되지 않은 경우도 7000가구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이노근 의원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초까지 3개월여간 전국의 공동주택 906만 가구 가운데 의무관리대상 1만2185개 단지, 748만 가구에 대한 전수 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렇게 나타났다.

정부가 전국 아파트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실제로 5만5000여가구가 실제로 한달 난방비를 한푼도 내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시내 아파트 밀집지역 모습.

조사결과 748만가구 가운데 지난 2013년 11월부터 지난해 2월까지 넉 달간 난방비가 한 달이라도 ‘0원’이 나온 아파트는 총 5만5174가구(0.74%)나 됐다. 이 중 64%인 3만5432가구는는 전기장판 등을 사용하면서 실제로 난방을 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또 16.4%(938가구)는 미입주 등으로 입주자가 해당 아파트에 거주하지 않았고, 여행이나 해외 출장 등의 이유로 난방을 하지 않은 가구도 3.2%(1760가구)였다.

하지만 계량기 고장을 방치하는 등 관리소홀로 인해 관리비가 부과되지 경우가 6904가구로 12.5%나 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 대전 유성구의 S아파트는 158가구가 계량기 고장 상태를 그대로 방치했다가 이번에 적발됐다. 서울 마포구의 한 영구임대아파트도 148가구가 계량기 고장으로 관리비가 한 달 이상 부과되지 않았다. 고양시 D아파트(138가구), 부천시 S아파트(113가구) 등도 계량기 고장에 따른 관리비가 부과되지 않았다.

일부 계량기를 고의로 훼손한 것으로 의심되는 가구(11가구)도 있었다.

국토부는 이번 실태조사에서 발견된 계량기 고장 가구에 대해 전년도 난방비에 해당하는 금액을 부과하고 계량기와 정유량 밸브, 유량계 등 교체 작업을 진행했다. 또 계량기를 고의로 훼손한 사람들에 대해서는 본인 1년치 난방비중 최대 요금을 부과하는 등 별도 조치를 취했다고 전했다.

극토부는 “이번 실태조사 결과 조직적 난방 비리는 없었지만, 관리 부실은 문제는 확인됐다”며 “정부차원의 관리감독을 강화 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노근 의원은 “일명 ‘김부선 난방비’ 문제가 재현되지 않도록 아파트 관리사무소가 난방계량기를 의무적으로 정기 점검하도록 하는 등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아파트 난방비 문제는 지난해 배우 김부선 씨가 자신이 살고 있는 서울 성동구의 H아파트에 ‘난방비 O원’ 사례가 있다고 처음 폭로하면서 검찰이 수사에 착수하는 등 사회적 문제로 비화됐다.

jumpcu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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