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사설]‘복지 재원’ 우회로 찾다 미로에서 헤매는 靑·政
연말정산 파동으로 ‘증세 없는 복지’ 논란이 다시 증폭되고 있는 가운데 박근혜 대통령이 지방재정 개혁을 언급했다. 박 대통령이 1ㆍ23 청와대 개편의 핵심인 특보단이 참석한 올해 첫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지방재정 개혁을 화두로 꺼낸 것은 그만큼 복지 재원에 대한 고민이 깊다는 것을 방증한다.

박 대통령이 적시한대로 1960년대에 도입된 지방교부세는 달라진 시대 환경에 맞게 손봐야 할 것이 많다. 지방자치단체가 자체 세입을 확대하면 오히려 교부세가 즐어들어 동기나 의욕을 꺾는 비효율적 구조, 학생 수가 줄어드는 데도 학교 통폐합 같은 세출 효율화는 부진한 점 등이 지적될 만하다. 그러나 현행 내국세의 20.27%인 교육재정교부금을 25.27%까지 늘려달라고 요구해 온 전국 시도교육감협의회측은 즉각 반박에 나섰다. 교육복지가 이미 예산 감당이 안 될 정도로 확대된 현실은 전혀 보지 못하고 있다는 항변이다. 당장 누리과정(유치원ㆍ어린이집 보육비 지원)만 해도 2012년 만 5세 대상 첫 도입 당시 교육청이 부담한 예산은 1조5051억원이었으나 올해만 3~5세 전체를 교육청이 떠안게 되면서 필요 예산은 3조9284억원으로 세 배 이상 늘었다. 반면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은 39조5206억원으로 지난해보다 1조3475억원(3.3%) 줄었다. 세수가 감소한 탓이다.

지방재정 개혁에 대한 지자체들의 반발이 우려됐던 지 정종섭 행정자치부 장관은 “주민세와 자동차세 인상을 관철하는 데 내가 십자가를 지겠다”고 했다. 2000~1만원 씩 내던 주민세를 1만원 이상으로 올리고 영업용 차량의 자동차세는 100% 인상하겠다는 것이다. 정작 행자부는 하루뒤 “올해는 자치단체의 강한 요구와 국회 협조가 없는 이상 지방세법 개정을 추진하지 않겠다는 게 정부 입장” 이라며 정 장관 발언을 뒤집는 촌극을 벌였다.

박 대통령의 지방재정 개혁 언급이나 정 장관의 주민세ㆍ자동차세 인상이 여론의 힘을 받지 못하는 것은 본질은 그대로 놓아둔채 변죽만 울리기 때문이다. 오죽하면 새누리당 초재선 의원모임 ‘아침소리’가 “청와대가 증세 문제에 대해 국민들에게 정직하지 못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면서 “박 대통령도 대선공약이었던 ‘증세 없는 복지’ 프레임에 스스로를 가두면 안된다”고 비판했겠는가. 청와대와 정부는 증세 우회로를 찾다 미로에서 헤매는 해프닝을 더이상 반복해선 안된다. 경제침체기여서 증세가 어렵다면 선별적 복지의 불가피성을 호소하는 정공법을 펴야 국민적 공감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