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에서 마음까지, 두 뼘도 채 되지 않는 그 거리가 세상에서 가장 먼 거리라고들 한다. 듣고 말하는 것이 쉽지 않은 이들에게 그 간극에서 오는 상실감은 망망대해를 표류하는 무력감과 비교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한 마음자리, 300㎝ 구, 면사 및 철사, 2014 [사진제공=김종영미술관] |
제 12회 김종영조각상 수상 작가인 조각가 전윤조(41)의 ‘머리가 알지 못하는 마음’전이 서울 평창동 김종영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다. 어려서부터 청력을 잃어 보청기에 의존하고 있는 작가는 “사과”라는 단어를 발음하기 위해 최소한 800번을 반복해야 할 만큼 고된 언어 훈련을 받았다고 한다. 강박적일 만큼 반복적이고 치밀한 그의 작업에는 개인의 비극적 체험이 뒤엉켜 있다. 전시는 2월 8일까지.
/amigo@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