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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대한 해체’ vs ‘디스럽션’…비즈니스 패턴은 해체, 파괴
[헤럴드경제=이윤미 기자]#변기는 진단 실험실에서나 볼 수 있을 듯한 고성능 센서로 인간의 모든 배설물을 분석할 것이다. 증세가 나타나기도 전에 곧 몸이 안 좋아질 것으로 예측하고 가족 한 명 한 명의 DNA디지털 자료가 입력되어 생명에 위협이 될 수 있는 잠재적 질병을 경고할 것이다. 사람이 행동 하나 바꾸지 않더라도 인터넷에 연결된 화장실은 이 모든 일을 해낸다. 변두리 산업이던 변기 제조가 갑자기 의료계의 중요한 비즈니스가 된다.(‘위대한 해체’ 중)

#DVE사의 ‘허들70’이라는 회의시설은 사람을 순간이동시키는 기기다. 서울 본사에 있는 당신이 두바이, 런던, 뉴욕에 있는 지역 마케팅 매니저들과 회의를 해야 한다고 하자. 예전 같으면 비행기를 타고 이동해 모두 한 곳에 모여야 했지만 이젠 그럴 필요가 없다. 허들 70이 장착된 컨퍼런스룸에는 실물 사이즈의 3D 홀로그래피기술을 채용한 텔레포트가 구현되기 때문이다. 당신은 본사에 있는 컨퍼런스룸에 들어간다. 회의에 참석한 세 사람은 분명 세 대륙에 걸쳐 떨어져 있는데 그들의 실물 영상이 컨퍼런스룸 의자에 자연스럽게 앉아있다. 회의를 진행할 때도 실제로 존재하는 사람들과 대화하는 느낌이다.(‘디스럽션’ 중)

사진설명:쏟아지는 신 미디어, 테크놀로지에 세계가 급변하고 있다. 대중, 거대 구조물 중심이던 산업화시대의 몸집으로는 도래한 디지털혁명의 시대를 통과할 수 없다. 파편화, 해체, 붕괴의 격변기에서 기업은 지형변화를 재빨리 읽고 산업기후변화에 대처해야 한다.
현재 이미 실현되고 있는 기술들이다. 정신을 못차릴 정도의 거대하고 빠른 기술 변화는 기업들을 내몰고 있다. 지형변화를 빨리 읽고 새로운 해법을 찾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는 시대가 됐다.

이번 주에는 디지털 테크놀로지 시대, 급격한 비즈니스 환경 변화에 주목한 책 ‘위대한 해체’,‘디스럽션’이 나란히 나왔다. 둘다 지금의 현상을 과거와의 격절로 본다. 산업화시대의 논리나 비즈니스가 붕괴되는 걸 의미한다. 이는 단지 비즈니스에 국한하지 않고 사회 전체를 바꿔놓고 있다. 둘다 3D프린팅 기술과 사물인터넷에 주목한 점도 비슷하다. 이제 제조업이 공장에서 책상으로 옮겨졌으며 새 산업이 등장했음을 의미한다.

‘위대한 해체’는 새로운 경제체제로 바뀌고 있는 지형변화를 철저하게 분석했다. 저자는 “경제, 정치, 사회 인프라 전체가 산업의 시대에서 테크놀로지의 시대로 이동하는 200년만의 변화를 겪고 있다”고 말한다. 이는 점진적인 변화가 아니다. 준비하지 않으면 아예 비즈니스 자체가 사망선고를 받을 수 있는 큰 변화다. 저자가 주장하는 새로운 세계 지형의 특징은 파편화, 융합화, 초연결이다. 테크놀로지는 산업과 비즈니스를 분산시키고 그 틈으로 새로운 주자를 유입시키며 쪼개진 것들은 서로 충돌, 융합하면서 새로운 것을 만들어낸다. 사물과 인간은 연결되며 또 다른 세상이 열리고 있다.

저자는 새로운 시장의 중심에 소셜미디어가 있으며 개인이 권력을 지닌 사회로 진입하고 있음을 강조한다. 벌집같은 상자와 공장에서 벗어나 개인은 더욱 인간적인 걸 만들어내고 있기 때문에 비즈니스 전략은 비기업적이고 인간적으로 연결돼야 한다는 것이다. 이제 개인은 기업이 하는 걸 직접 만들 수 있다. 기업의 거대한 기반 시설은 더는 장점이 아니라는 것이다.

저자는 생산요소인 4P(상품, 가격, 유통, 판매촉진)을 통해 비즈니스 세계가 얼마나 급변했는지를 보여준다. 제품은 이제 언제나 원하는 것을 어디에서든 구할 수 있고, 심지어 브랜드가 넘겨준 도구를 통해 공동창조를 할 수 있게 됐다. 누구든 경계를 넘나들며 더 낮은 가격에 비즈니스를 하기 때문에 가격으로 이윤을 얻으려면 가장 효율적인 유통 시스템을 갖추거나 완전히 별개로 보이는 테크놀로지를 융합해 이전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새로운 제품을 만들어야 한다.유통망의 고리들은 하나씩 사라지게 될 것이다. 고객과의 직접적인 관계형성을 혁신전략의 일부로 삼아야 한다. 수직형공급 유통구조가 통합네트워크 시스템으로 변했기 때문에 장소는 의미가 없다. 홍보의 지름길은 물건의 존재 이유로 돌아가는 것이다. 얘깃거리가 되는 좋은 물건을 시장에 내놓기만 하면 된다. 그러면 알아서 상호작용한다.

‘디스럽션’은 비즈니스의 핵심으로 떠오른 사물인터넷의 모든 것을 다뤘다. 사물 인터넷의 개념부터 사물인터넷 마케팅, 제품개발, 커넥슈머까지 알기 쉽게 소개해 사물인터넷 비즈니스 안내서라 할 만하다. 저자는 사물인터넷의 첨단기술을 3D영화처럼 펼쳐 보이며, 소비자의 변화에 따른 마케팅 전략의 변화에 대해 조언한다. 이를 한 단어로 얘기하면 ‘파괴’다. 기존의 마케팅 방법과 프로세스를 완전히 파괴하라는 것이다. “마케터들은 잘 들어맞지 않는 예측 기법이 아닌 실시간 데이터를 분석해 맞춤형 마케팅으로 고객과의 교감을 보여줘야 한다”는 것이다. 구글,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등 빅브라더 뿐 아니라 실리콘 밸리의 최첨단 사물인터넷 제품개발과 전략을 소개함으로써 새로운 시장에 대한 눈을 틔워준다.

위대한 해체/스티브 시마티노 지음, 김정은 옮김/인사이트앤 펴냄

디스럽션/강시철 지음/리더스북 펴냄

/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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