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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돈이 뭐길래…” 멀쩡히 살아있는 부모를…
보험금 노리고 부모 살해 주부…보험사 신고로 수사하자 잠적


버스 운전을 하는 남편과 함께 두 아이를 키우던 주부 A(당시 34ㆍ여) 씨에게 비극이 닥친 것은 지난 2010년 9월 13일. 강북구 수유동 어머니 B 씨의 집을 찾았던 A 씨는 원인을 알 수 없는 화재에 하마터면 큰 변을 당할 뻔 했다.

다행히 이웃 주민의 도움으로 무사히 사고 현장에서 빠져나올 수 있었지만, 당시 방문까지 걸어 잠근 채 깊은 잠에 빠져 있던 A 씨의 어머니는 화마를 피할 새도 없이 사망하고 말았다.

이듬해에는 아버지 C 씨를 잃는 비극을 맞이했다. 오래 전 B 씨와의 이혼 후 동거녀와 살고 있던 C 씨는 “혼자 남은 아버지라도 모시고 살아야하지 않겠냐”는 A 씨의 간곡한 청으로 경기도 일산에 위치한 A 씨의 집으로 들어왔다. 그러나 얼마 뒤 C 씨는 딸의 집에서 담배를 피우던 중 돌연 아파트 1층으로 떨어지며 추락사하고 만다. A 씨가 어머니 B 씨를 잃은지 불과 5개월여만의 일이었다.

그러나 A 씨의 ‘비극’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A 씨는 아버지 사망 직후 경찰로부터 뜻밖의 연락을 받게 된다. 바로 자신이 보험금 수령을 목적으로 아버지와 어머니를 살해했으니 경찰에 조사를 받으러 오라는 것이었다.

21일 서울서부지검은 아버지 B 씨와 어머니 C 씨를 살해한 뒤 보험금 1억7000만원을 수령했다는 혐의(살인 등)를 받고 있는 주부 A 씨가 지난해 2월 검찰에 기소의견으로 송치된 후 자취를 감췄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후 약 5개월간 A 씨의 행방을 쫓았지만 소재를 파악하지 못하며 지난해 7월 기소 중지했다. 검찰에 따르면 A 씨는 지난 2010년 B 씨에 졸피뎀을 먹인 뒤 방에 불을 지르고 문을 잠가 죽인 혐의를 받고 있다. 또 폐암 등으로 거동이 불편해 휠체어를 타고 있는 C 씨를 아파트 밖으로 밀어 죽인 혐의도 있다.

A 씨는 부모 사망 전 총 1억 7000만원 규모의 화재보험과 더불어 생명보험 등을 들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B 씨의 사망 후에는 실제 동부화재에서 약 7000만원의 보험금을 수령받았다. 그러나 휠체어를 탄 노인이 흡연 중 아파트에서 추락했다는 사실에 의구심을 품은 현대해상 측이 A 씨를 경찰에 고발하며 A 씨의 잔혹한 범행은 막을 내린다. C 씨 사망 직전 A 씨는 C 씨 내연녀 명의로 돼 있던 보험 수령인 명의를 자신 앞으로 돌려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A 씨는 경찰 조사가 시작되자 여러차례 조사를 회피했고 급기야 지난해 2월 검찰 송치 직전 모습을 완전히 감췄다. 검찰 등은 A 씨가 선물옵션 등으로 1억원 이상의 빚을 지고 있었던 점 등을 미뤄 빚을 갚을 요량으로 이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추정하는 한편 A 씨의 소재를 파악 중이다.

서지혜ㆍ박혜림 기자/r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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