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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低유가 목타는 중동건설…카타르가‘단비’
사우디 등 발주 잇단 지연·취소
국내 건설사 ‘월드컵 특수’주목



국제유가 하락으로 중동지역 수주난을 겪는 국내 건설업계가 카타르 월드컵 특수로 탈출구를 찾고 있다. 건설사들은 지난해 카타르에서 총 1조7900억여원의 공사를 따낸 데 이어 새해 연초부터 추가 수주에 적극적이다.

배럴당 100달러를 웃돌던 미국 서부텍사스유(WTI)가 최근 반년새 반토막나면서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 국가들의 공공 발주는 잇따라 지연ㆍ취소되는 상황이다.

반면 2022년 월드컵 개최국인 카타르는 올해만 300억달러(약 32조원) 등 오는 2018년까지 약 2020억달러(약 217조원)의 공사가 발주될 예정이다. 이에 건설업계는 중동 수주 가뭄에 ‘단비’로 카타르 월드컵 특수를 주목하고 있다. 

저유가 덫에 빠진 건설사들이 중동 수주 가뭄에 ‘단비’로 카타르를 주목하고 있다. 사진은 올해 중순 완공 목표로 진행중인 삼성물산의 카타르 루사일 CP5B 도로공사 현장.

16일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건설사들은 카타르에서 총 10건, 16억7000만달러(약 1조7945억원)의 공사를 수주했다. 이중 계약액 1억달러 이상 프로젝트는 대우건설이 지난해 5월 따낸 뉴 오비탈 고속도로 4공구 공사(9억1960만달러)를 비롯, 롯데건설의 카타르 도하 지하철 공사(1억2190만달러), 현대로템의 알 다키라 하수처리설비 공사(3억1700만달러) 등 3건이다.

지난 1976년 1월 카타르에 첫 진출한 이후 지난 15일 기준 국내 건설사들의 카타르 지역 총 수주액은 185억4000만달러(약 19조9230억원)에 달한다. 삼성물산, 현대건설, 대우건설, GS건설, SK건설 등 대형 건설사들은 이미 카타르에서 지하철, 항만, 도로, 교량 등 각종 인프라 및 병원, 국립박물관 등의 건물 공사를 매듭지었거나 진행중이다.


최근엔 카타르 지방도로 및 배수시설 공사 발주가 잇따라 국내 건설사들의 행보가 빨라지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이 공사의 발주처는 카타르 공공사업청으로, 올해와 내년에 걸쳐 건당 2억5000만달러 이상 규모로 10∼15건이 발주될 예정이다. 이를 위해 롯데, 삼성, GS, 경남, SK 등 국내 건설사 5곳이 각각 참여한 총 17개의 조인트벤처가 3년 본공사 입찰 자격 요건을 확보한 상태다. 이미 GS건설은 지난해 11월 입찰에 참여, 결과를 기다리는 중이다. 올들어 지난 12일엔 삼성, GS, 롯데, SK 등이 입찰에 뛰어들었다. 다음달초 입찰 예정인 프로젝트에는 롯데가 국내 업체 중 유일하게 초청을 받아 카타르에서 추가 수주를 노리고 있다.

이르면 연말 발주 예정인 월드컵 주경기장 루사일 아이코닉 경기장 공사도 국내 건설사들이 눈독을 들이고 있다. 카타르에선 신설 8건, 개보수 4건 등 총 90억달러 규모의 월드컵 경기장 공사 12건이 예정돼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코트라 도하무역관은 지난해말 보고서에서 상대적으로 카타르 건설시장에 대한 저유가 타격은 적을 것으로 진단했다. 원유보다 천연가스에 대한 정부의 재정 의존도가 높고, 균형재정 달성을 위한 배럴당 원유 생산비가 다른 산유국 대비 낮은 수준이라는 것. 또 막대한 무역수지 및 외환보유고를 바탕으로 월드컵 개최에 따른 대규모 사회 인프라 및 경기장, 숙박시설 등의 프로젝트는 차질없이 진행될 것이란 전망이다. 지난해 11월 한ㆍ카타르 정상회담에서 양국은 월드컵 건설사업에 협력키로 합의한 바 있다.

이형주 SK건설 도하지사장은 “카타르가 유가 하락의 영향을 덜 받긴 하지만 가스 수출의 장기 계약 구조가 원유에 연동돼 유가 하락 영향에서 자유로울 순 없다”며 “카타르 정부는 각종 프로젝트의 우선순위를 정해 추진할 것”으로 예상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카타르에선 안전사고가 잇따르면서 건설 노동자들의 처우 개선 문제가 화두로 떠올랐고, 입찰 시 선진국 수준의 기술력을 요구하고 있다”며 “유럽기업과의 전략적 제휴를 통한 시장 대응이 필요하다”고 했다.

김영화 기자/bettyk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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