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헤럴드 포럼-심교언]이제는 관리의 시대로 가야 한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사고가 끊이지 않고 발생하고 있다. 과연 우리 사회가 이대로 지속가능한가에 대한 의구심이 국민들 사이에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시점에서 지금까지의 상황은 그나마 괜찮았고 앞으로 상황은 더 나빠지지 않을까하는 우려마저 나온다. 이같은 걱정은 요즘 경제가 나아지지 않아 더욱 커지고 있다.

15년전 쯤 도쿄를 방문해 몇몇 사람들을 만났는데 아주 인상적인 얘기를 듣게 됐다. 그때부터 20년 후, 그러니까 앞으로 대략 5년 후에 일본은 인구감소와 저성장으로 인해 인프라를 새로이 건설하는 것은 아예 힘들고 기존의 인프라를 관리하는 비용도 감당하기 어려워진다는 얘기였다.

조금 우스갯소리로 ‘너구리도로’에 대한 얘기도 해주었다. 교통수요가 거의 없는 지역임에도 불구하고 주민들의 민원에 의해 도로를 설치한 경우인데, 낮에는 자동차가 거의 다니지 않다가 밤이 되면 너구리들이 주로 다니는 길이어서 이렇게 부른다는 것이다. 그 당시 앞으로 우리나라는 어떨까하는 우려를 잠시 했으나, 잊고 살았다.

그러다 최근 몇 년 사이에 다소 충격적인 뉴스를 접하게 됐다. 1955년에 준공된 워싱턴 주의 한 다리가 2013년에 어이없게도 붕괴된 것이다. 이전에도 1967년에 개통된 미네아폴리스의 다리가 2007년에 붕괴된 적이 있었다. 이웃나라 일본도 예외일 수는 없었다. 1977년에 완공된 사사고터널이 2012년에 붕괴돼 사망자가 발생했다. 미국은 수천 개의 다리와 댐, 도로가 위험한 상태여서 적정 수준으로 끌어올리는데 한해 예산에 육박하는 3조6000억 달러가 필요하며, 당장 개선하기는 불가능하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선진국과 같이 우리나라도 2030년 이후에 인구감소를 겪을 가능성이 높다. 게다가 작년 정부 발표 자료를 보면 우리나라 도시 중 96개 도시가 쇠퇴하고 있다고 한다. 앞으로의 도시 및 국토 정책도 획기적으로 변하지 않으면 우리도 선진국의 길을 그대로 밟을 가능성이 크다.

인구가 줄어들고 도시가 쇠퇴하면 기존 인프라의 관리 및 도시서비스 제공이 불가능한 상황이 언제일지는 모르지만 반드시 지역별로 나타나게 될 것이다. 이를 대비한 계획이 우리는 어느 정도로 마련돼 있는지 궁금하다. 최근 나온 국책연구원의 보고서에 따르면 신규건설대비 유지관리 투자비중은 8%로 영국의 4분의1, 독일ㆍ일본의 3분의1, 미국의 절반 수준이라고 한다. 아직은 우리가 선진국에 비해 관리할 것이 적어서 그러려니 위안을 삼을 수 있겠지만, 그리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고 여겨진다.

지금도 시골에 과연 필요할까 싶은 공사가 진행되고 있고 예산심의 때마다 쪽지 예산이 난무하는 현실에서 향후 인구감소로 수요가 줄어들었을 때 관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고민은 뒷전으로 밀려나 있다. 이제는 일단 짓고 보자는 시각을 벗어나, 기존 자산의 관리에 주력해야함과 동시에 신규 사업 시에도 관리문제를 반드시 고려해야할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점들을 고려한 장기적 재원마련도 치밀하게 준비해야할 것이다. 그것이 시대적 요구다.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