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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개천龍 만들겠다” ‘수능100%’ 서울대 정시…혜택은?
-“수능만 준비해 입학할수 있도록 일반고 출신 기회 취지” 해석
-실제로는 교육과정 편성 통해 국ㆍ영ㆍ수 신경쓴 자사고 비율↑
-서울대 ’수능우선선발전형‘ 철회 전력…“자사고 우대 오해 소지”


[헤럴드경제=신상윤 기자]지난(2015학년도) 대학 입시 정시 전형에서 서울대가 처음으로 도입한 ’수능 100% 전형‘이 애초 취지와 달리 일반고보다 자율형사립고(자사고) 학생에게 혜택이 돌아간 것으로 나타났다.

입시 계획 발표 당시 서울대는 “박근혜정부의 대입 간소화 방침을 따른 것”이라고 밝혔지만, 교육계 안팎에서는 ‘스펙 쌓기’ 부담 없이 과거 대학입학학력고사 때처럼 대학수학능력시험 하나만 잘 준비해 입학할 수 있도록 일반고 출신 수험생, 이른바 ‘개천 용(龍)’에게 기회를 주겠다는 취지로 해석해 왔다.


16일 교육계와 복수의 입시 업체 등에 따르면 지난 15일 발표된 서울대 정시 합격자 명단을 출신 고교 유형별로 분석한 결과 전년(2014학년도)과 비교해 일반고 출신은 51.1%에서 48.7%로 줄어든 반면 자사고 출신은 25.5%에서 29.4%로 늘었다. 자율형공립고(자공고) 출신도 1.7%에서 3.9%로 증가했다. 
서울대 정문

서울대는 지난 입시 정시 전형에서 큰 변화를 줬다. ‘수능 100% 전형’ 도입 외에도 신입생 중 정시 모집 비율을 전년보다 무려 7.4%(17.2%→24.6%)로 크게 늘렸고, 모집군(群)도 나군에서 가군으로 옮겼다.

한 입시 업체 관계자는 “서울대의 입시 계획 발표 당시 ‘개천 용 만들기’라는 분석과 별도로, 연세대, 고려대 등 주요 사립대와 같은 모집군으로 옮겨 자사고, 특목고 등 수능 성적이 뛰어난 수험생을 사실상 선점하려는 의도로 본 관계자들도 있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자사고는 학생들이 수능에 ‘올인’할 수 있게 교육과정을 운영할 수 있다. 자사고는 국민공통기본교육과정 중 교과 이수단위의 50%만 편성하면 나머지는 자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게 돼 있다. 국어ㆍ영어ㆍ수학 등 주요 과목 위주로 수업 시간표를 짤 수 있다는 뜻이다.

김희동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은 “수능 100%로만 선발한 정시 일반전형에서는 국ㆍ영ㆍ수 시수가 높고, 교육과정 편성이 자유로워 수능 준비가 일반고에 비해 수월한 자사고가 약진했다”고 분석했다.

자사고의 연간 등록금은 약 400만원으로 일반고의 3배 가량이다. 이를 감당할 수 있는 학부모의 자녀를 ‘개천 용’이라고 부르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것이 입시 업체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이미 서울대는 2010학년도 대입에서 정시 모집 정원의 30%를 ‘수능 100% 전형’과 유사한 ‘수능우선선발전형’으로 뽑으려다, 교육계 안팎의 반발로 이를 철회한 바 있다<본지 2008년 10월 14일자 1면 참조>. 또 다른 입시 업체 관계자는 “서울대가 ‘수능 100% 전형’을 통해 사실상 자사고 수험생을 우대한 것으로 오해를 살 여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k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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