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사설]외국인 투자 유치 싱가포르처럼 해 봐라
산업통산자원부가 15일 ‘혁신경제’를 주제로 한 새해 정부 부처 업무보고에서 수출 6000억 달러, 외국인투자(FDI) 200억 달러 유치를 목표로 제시했다. 수출목표 6000억 달러는 지난해 보다 3.7% 늘어난 수치다. 올해도 엔저와 중국의 성장감속 등 리스크가 여전하지만 미국의 경제성장, 자유무역협정(FTA) 효과, 유가 안정세 등 우호적 무역여건을 기회로 활용한다면 목표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다. 문제는 외국인투자 유치다. 국내로 들어오는 투자보다 해외로 나가는 돈이 더 많은 투자역전 현상이 8년째 이어오고 있다. 2013년에는 그 격차가 두 배 넘게 벌어졌다. 우리가 밖으로 나가는 만큼 안을 채우지 못한다면 투자위축 및 일자리 부족은 갈수록 심화될 수 밖에 없다.

외국인 투자를 활성화하려면 싱가포르처럼 해야 한다는 한국경제연구원의 주장에 귀기울일 만하다.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와 세계은행 등이 발표한 FDI 유입규모별 국가 순위(2013년 기준)에 따르면 싱가포르는 FDI 유입규모가 637억 달러로 중국(3478억 달러), 미국(2359억 달러), 브라질(809억 달러), 러시아(793억 달러), 홍콩(766억 달러)에 이어 6위다. 싱가포르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FDI는 21%로 이 부문에서 홍콩(28%), 아일랜드(23%)에 이어 3위를 달리고 있다. 반면 한국은 싱가포르보다 경제규모가 4배가량 크지만 FDI 유입규모가 122억달러로 21위에 머물렀고, GDP 대비 FDI 비율은 1%에 불과해 싱가포르와 큰 차이를 보였다. 유연한 노동시장, 낮은 규제, 적은 세금 등이 싱가포르의 경쟁력이라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가령 의료 서비스 분야의 경우 싱가포르의 의료 관광객은 2002년 20만명에서 2010년 73만명으로 3배 이상 증가해 2009년 6만여명에서 2011년 12만여명으로 늘어난 한국에 비해 규모 면에서 한참 우월한 수준이다. 주식회사형 민간병원 설립을 허용하는 싱가포르와 달리 한국은 비영리의료기관 설립만 허용하고 있어 규모가 영세하고 의료관광산업 활성화로 이어지지 못한다는 것이다.

외국인을 불러들이려면 매력적 투자환경을 만드는 수 밖에 없다. 그런데 우리가 내놓은 방안은 외국인 임직원 소득세 영구감면, 국내 인력 고용기업에 대한 법인세 감면 확대 같은 후행적 조치에 머물러 있다. 이 보다는 수도권 규제를 완화해 투자환경이 뛰어난 곳에 외국기업의 진입이 일어나도록 하는 등 보다 선행적 조치가 있어야 한다. 보다 과단성 있는 정책을 펴지 않으면 싱가포르와의 격차는 더 벌어질 것이다.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