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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금 인상 접은 이대, ‘학생’은 없었다
[헤럴드경제=배두헌 기자] 등록금 인상을 추진해 학생들과 충돌을 빚어온 이화여대가 14일 황우여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방문한 자리에서 등록금을 동결하겠다고 밝혔다. 그동안 총학생회의 등록금 인상안 철회 요구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던 것과는 크게 다른 모습이다.

15일 이화여대 총학생회 관계자는 “그동안 우리가 등록금 인상안 철회를 요구할땐 일언반구도 없다가 장관이 왔다 가니까 철회가 됐다”며 “학생들의 의견보다는 외부의 목소리가 더 중요한건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학생들의 의견을 반영하기 위해 등록금심의위원회(등심위)가 있는건데 등심위의 민주적 구성을 제대로 보장해주지 않는 것도 여전하다”면서 “동결이 됐다지만 오늘 마지막 등심위에도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대 총학생회는 그동안 등록금 인상안 철회와 등심위의 민주적 구성 등을 요구하며 세 차례의 등심위에 불참해왔다.

이대 등심위는 학생위원과 학교측 위원 각각 4명에 외부인사 1명까지 총 9명으로 구성되는데, 캐스팅 보트를 쥔 외부인사 선정에 학생들의 의견이 전혀 반영되지 않는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앞서 14일 최경희 이화여대 총장은 대학을 방문한 황우여 교육부 장관과의 간담회에서 “재정적으로 많이 어렵다 보니 일부 교수들 사이에서 인상 의견이 나왔는데 이화여대가 ‘총대를 멨다’는 식의 언론보도가 나와서 놀랐다”며 “정부 취지에 따라 동결할 것”이라고 말했다.

황 장관은 “올해는 소득연계형 반값등록금 목표를 달성하는 해”라며 “교육부는 대학이 학생들의 실질적 부담을 덜어주면서도 대학 재정 확충에 어려움이 없도록 뒷받침하겠다”고 답했다.

이대는 지난달 열린 대학평의원회에서 올해 등록금을 법정 상한선인 2.4%까지 인상하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지면서 학생들과 갈등을 빚어 왔다.

내심 등록금 인상을 노리며 이대의 행보를 주시하던 다른 사립대들도 결국 동결로 선회할 가능성이 크다. 황 장관은 앞서 지난 9일 한국대학교육협의회 정기총회에서 대학총장들을 만나 등록금 인상을 자제해 줄 것을 요청했다.

한국대학교육연구소 이수연 연구원은 “대학이 ‘지난 몇년간 등록금 동결로 재정이 힘들다’고 이야기하지만, 이미 세계 최고 수준인 등록금, 수천억대 적립금 축적, 뻥튀기 예산 등이 여전하다”면서 “어렵더라도 대학이 스스로 재정운영 방식을 개혁하고 투명화하는 등 먼저 변화의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badhone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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