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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모비스 고공행진…글로비스 앞날‘캄캄’
현대차그룹 지분 매각 불발…희비 엇갈린 주가
정몽구 부자 블럭딜 시도로
글로비스 ‘프리미엄’ 걷어내
당분간 약세 지속 전망
“강한 실적모멘텀 확인땐 반등”



현대차그룹 오너가(家)의 블록딜 소식이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 주가의 희비를 가르고 있다.

13일 오전 10시 현재 유가증권시장에서 현대글로비스 주가는 가격제한폭까지 뚝 떨어졌다. 장 시작과 함께 바로 하한가로 직행했다. 반면 현대모비스 주가는 10%가량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이 같은 움직임은 지난 12일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과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 보유중인 글로비스 주식 43.39% 가운데 13.39%를 시간외 대량매매(블록딜)로 매각하는 방안을 추진한다는 소식에 따른 것이다.

비록 반나절도 지나지 않아 현대차그룹 측이 블로딜 무산을 알렸지만 시장은 충격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글로비스 주가가 곤두박질 치는 건 이번 블록딜 추진이 주가를 떠받들고 있던 현대차그룹 경영권 승계 기대감을 한순간에 꺼뜨렸기 때문이다.


시장에선 지난해 삼성그룹 지배구조 재편과 맞물려 투자 아이디어를 얻기 위해 다른 대기업집단에 대한 3세 승계 논의가 활발했다. 모비스→현대차→기아차→모비스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구조에서 핵심 역할을 하는 모비스 지분을 정의선 부회장이 어떻게 확보할지가 관심이었다. 정의선 부회장은 모비스 지분을 하나도 갖고 있지 않다. 이에 비해 글로비스 지분은 31.88% 갖고 있다.

이 상황에선 글로비스 주가는 높을수록, 모비스 주가는 낮을수록 정의선 부회장에게 유리하다. 글로비스 주식과 모비스 주식을 스왑(swap)하는 방안이든, 현대모비스를 지주사로 하는 체제든, 시장이 전망한 구체적 시나리오가 무엇이든건 간에 전제는 동일했다. 글로비스 주가는 연초 대비 최대 46%가량 급등했다. 실적 개선도 주가 상승요인이지만 경영권 승계 프리미엄이 크게 개입한 덕분이다.

이번 블록딜 시도 소식은 바로 이런 프리미엄을 한순간에 걷어냈다. 양희준 BS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배구조 관점에서 글로비스는 ‘살 주식’, 모비스는 ‘팔 주식’으로 생각했는데 그것이 깨졌다”며 “블록딜이 됐냐, 안됐냐가 아니라 오너가 더 이상 글로비스 가치를 끌어올리기 쉽지 않다는 판단을 했다는 것으로 시장은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이번 블록딜 시도안을 보면 할인폭이 7.5~12.0%로 비교적 높다. 할인율이 높으면 손에 쥐는 현금이 적어진다. 그만큼 매각 의지가 강했다는 뜻으로 읽힐 수 있다. 지난 11월 자금난에 시달리던 삼호중공업이 KCC주식을 블록딜 할 때 할인율은 3.9~6.8%였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지배구조 재편에 대한 다양한 예측이 나오는데 결국 가정일 뿐”이라며 “가장 단순하고 확실한 방법은 오너의 입장에서 그들과 한 배를 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번 블록딜 파문으로 당분간 글로비스 주가는 약세를 면키 힘들 것으로 보인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지난 2005년에도 정 회장 부자가 글로비스 주식을 사회에 환원하기로 결정한 뒤 실적 악화까지 겹치면서 1년간 약 75% 급락했다”며 “일차적으로 강한 실적 모멘텀이 확인되는 시점에서 주가는 안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우영 기자/kw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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