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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년층 괴롭히는 ‘무지외반증’ ”
[헤럴드경제=김태열 기자]노화는 발에도 예외 없이 찾아온다. 노화가 진행되면 피하지방이 감소하고 조직의 탄력성이 떨어진다. 피부가 얇아지고 뼈도 약해진다. 이로 인해 발의 형태가 변형되고 근육이 약해지는 등의 변화가 진행되면서 여러 발 질환이 유발된다. 

▶노인 4명 중 3명 엄지발가락 휜 ‘무지외반증’ 있다 

실제 대한간호학회지에 실린 2010년 연구에 따르면 노인 중 무지외반증 환자가 무려 82.5%, 족저근막염 환자가 57.1%인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이 평균 연령 74세 노인 189명의 족부 건강을 조사한 결과다. 또한 노인 모두에서 티눈, 굳은 살, 발톱 문제 등 적어도 한 가지 이상의 족부 문제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홍콩 연구에는 노인의 64%가 족부 질환이 있고 이들 중 17~21%가 삶의 질에 부정적인 영향이 있다는 조사도 있다. 

연세견우병원 박의현 원장(정형외과 전문의)은 “노인의 족부 질환은 몸의 평형 기능에 문제를 일으키고 걸음걸이를 불편하게 한다”며 “이로 인해 낙상을 당할 위험이 크고 전반적인 삶의 질이 떨어질 수 있으므로 다른 만성질환처럼 족부 질환도 관리하고 예방해야 한다”고 말했다. 노인에게 가장 흔하게 발생하는 발 질환은 무지외반증이다. 

무지외반증은 엄지발가락이 바깥쪽으로 휘어지는 질환이다. 무지외반증이 진행되면 엄지발가락 통증과 함께 발바닥에 굳은살이 생기고 발톱이 살을 파고드는 증상이 생길 수 있다. 특히 엄지발가락은 걸을 때 체중을 가장 많이 지탱하는데 통증 때문에 엄지발가락에 힘을 싣지 못하면 발목과 무릎, 허리 등 관절과 척추에도 이차적인 손상을 일으킬 수 있다. 뿐만 아니라 걸음이 안정적이지 못해 넘어지기 쉬우며 골절 등의 부상을 당할 위험도 크다. 


▶무지외반증은 수술-족저근막염은 체외충격파 효과

무지외반증은 보조기 등으로 발가락 변형이 더 이상 진행되지 않도록 막을 수 있지만 근본적으로 치료하려면 틀어진 발가락 정렬을 바로잡는 수술을 해야 한다. 과거에는 튀어나온 뼈를 절제하는 방식이었으나 최근에는 뼈 자체를 돌려 교정해주는 방식으로 수술해 안전하고 재발 위험이 거의 없다. 

무지외반증 다음으로 많은 족저근막염은 발뒤꿈치뼈와 발가락을 연결한 근막이 약해지고 염증이 생기거나 파열되는 질환이다. 만약 아침에 첫발을 뗄 때나 앉아 있다 일어설 때 뒤꿈치에 찌릿한 통증이 생기면 족저근막염을 의심하고 정확한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족저근막염은 초음파를 통해 족저근막의 두께를 측정하는 방법으로 간단히 확인할 수 있다. 족저근막염으로 진단돼도 약물치료나 체외충격파 등으로 수술 없이 치료할 수 있다. 

특히 체외충격파는 피부를 통과하는 충격파로 염증을 제거하고 통증을 감소시켜 잘 낫지 않는 족저근막염 치료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 

▶나이 들수록 발 커져…반드시 신발 신어보고 길이와 폭 확인

노년기 발 질환을 예방하려면 신발부터 제대로 골라야 한다. 신발을 살 때 대개 예전에 신던 신발 크기 그대로 사는 경우가 많은데 나이 들수록 반드시 신어보고 확인하도록 하자. 나이가 들면 키나 손은 작아지지만 발은 반대로 커지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발 뼈가 자라서 커지는 것은 아니고, 발바닥의 아치를 지지해 주는 인대의 탄력이 떨어지면서 발 길이나 발 폭이 늘어나는 경우가 많다. 신발은 발볼이 넓고 밑창 쿠션이 충분한 것이 좋다. 

발가락과 발바닥 스트레칭도 중요하다. 발가락으로 수건이나 바둑알을 집어 올리거나 발가락을 하나하나 움직여준다. 발바닥으로 병굴리기 동작은 족저근막을 유연하게 해 발바닥 통증을 예방하는데 도움이 된다. 자신의 발이 평발이나 요족인지를 확인해보는 것도 중요하다. 발바닥 아치가 낮은 평발이나 높은 요족은 그 자체가 통증을 유발하지 않아 대수롭지 않게 여기거나 심지어는 본인이 평발 요족인지도 모르는 노인도 많다. 그러나 평발과 요족은 무지외반증과 족저근막염을 유발하는 원인이 될 수 있으므로 평소 발 피로를 자주 느낀다면 족부 전문의에게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평발이나 요족은 아치를 교정하는 특수 깔창으로 고칠 수 있다. 연세견우병원 박의현 원장(정형외과 전문의)은 “요즘처럼 추운 날씨에는 따뜻한 물로 족욕을 하며 발바닥을 마사지 해주는 것도 좋다”며 “단, 당뇨병이 있는 경우는 발 궤양이 생길 수 있으므로 너무 높은 온도의 족욕은 피하고 족욕 후 물기가 남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kt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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