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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메롱 고양이의‘猫한 인연’을 아시나요
사진을 찍는 순간 분홍색 작은 혓바닥을 내미는 기막힌 센스를 가진 고양이가 있다.

사람들은 놀란다. 고양이가 어떻게 사진을 찍는 순간을 알아채고 귀엽게 혀를 내미는 포즈를 취할 수 있는지 말이다. 그것도 한 두 번이 아니라 매 번.

이 놀라운 고양이의 이름은 릴 법(Lil Bub·사진). 일명 ‘메롱 고양이’다. 사실 릴 법은 고양이계에서는 이미 유명인사다. 귀여운 포즈와 생김새도 인기에 한 몫 하지만 사실 릴 법이 사람들의 마음에 오래도록 남아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은 바로 ‘사연 있는 고양이’기 때문이다. 그것도 가슴 뭉클한 ‘묘생역전’ 스토리다.


릴 법의 나이는 4살. 선천적으로 뼈 기형 장애가 있어 평생 입을 다물 수 없어 혀를 내놓고 있을 수밖에 없는 고양이다. 음식도 제대로 먹을 수 없다. 후천적으로도 왜소증이라는 장애를 갖고 있는 데다 발가락이 정상적인 고양이보다 많은 다지증에 다리도 기형적으로 짧아서 움직임이 부자연스럽고 오래 걸을 수도 없다.

현재 릴 법을 돌보고 있는 사람은 미국 인디애나주 블루밍턴에 살고 있는 마이크 브리다브스키다. 마이크는 쓰레기통 옆에 버려진 공구통에서 처음 릴 법을 발견했다고 한다.

이런 복합 장애를 가진 고양이는 대개 수명이 짧고 대부분의 동물병원에서도 안락사를 권한다. 한국 역시 매년 10만 마리가 넘는 반려동물이 버려지는데, 이 같은 유기동물 중 절반이상이 주인을 찾지 못하고 안락사되거나 자연사한다.

농림축산검역본부가 발표한 ‘2013년 동물보호 및 복지 실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13년 한 해 동안 버려진 동물은 총 9만7000마리였다. 유기동물 중에는 개가 6만2000마리(63.9%)로 가장 많았고 고양이 3만4000마리(35.1%), 토끼·햄스터·이구아나·뱀 등이 1000마리(1%)로 그 뒤를 이었다. 2013년 분양·안락사·방사 등 유기동물 처리비용에만 110억7000만원이 소요됐고, 이는 전년(105억8000만원)보다 4.7% 증가한 금액이다.

검역본부는 지방자치단체가 운영하는 동물보호센터에서 수거하거나 잃어버렸다고 신고된 동물만을 매년 집계해 발표하기 때문에 실제 버려진 동물은 10만 마리를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릴 법은 운이 좋았다. 마이클은 주변의 만류와 걱정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릴 법을 키웠고, 지금은 전 세계 수많은 사람들이 릴 법을 응원하고 있다.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유튜브 등에 올려진 릴 법의 사진과 동영상은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으며 끊임없이 공유되고 있다.

이 같은 인기에 힘 입어 릴 법의 캐릭터 상품이 출시되어 판매되고 있는가 하면, 릴 법이 직접 출연한 TV와 영화도 나왔으며, 마이클과 릴 법의 이야기가 책으로 출간되기도 했다.

장애를 가져 버려졌던 아기 고양이와 마음 따뜻한 주인의 아름다운 ‘묘연(猫緣)’이다.

릴 법에 관한 더 많은 이야기와 사진 및 동영상은 릴 법의 홈페이지(www.lilbub.com)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사진 출처 : 릴 법 인스타그램 (iamlilbub)]

손성화 기자/shsoh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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