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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용전의 직장신공>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

‘이제 일을 배우고 있는 경력 8개월 차의 직장인입니다. 그런데 제 사수를 맡은 선배가 유능하고 직선적 성격으로 소문난 분인데 일을 지시해주지 않고 ’스스로 찾아서 하라‘고 합니다. 그런데 막상 일을 찾아서 하고 있으면 ’야야, 그걸 일이라고 하는 거야? 그런 일은 5급 사원도 할 수 있는 일이야!‘라고 핀잔을 줍니다. 정말 내가 실력이 없는 건가 하는 생각도 들고 마음에 상처가 큰데 어떻게 하는 것이 좋겠습니까?’

정답은 선배의 질책을 고맙게 받아들이는 것이다. 그 선배가 일 잘 하면서 직선적 성격으로 유명하다면 뭔가 마음에 차지 않는 게 있기 때문에 그걸 깨우쳐 주려는 의도에서 그러는 것이다. 군대 다녀온 남자들이 대부분 기억하는 훈련소 조교의 언사가 있다. 그것은 바로 ‘너희들처럼 동작이 굼뜬 기수는 내가 처음 본다’는 말이다. 사실은 매 기수한테 다 하는 말인데 듣는 당사자들은 자기들이 정말 못 난 줄 알고 더욱 분발하게 된다. 그런 말과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 그리고 또 한 가지는 구정 선사 이야기를 상기하면 된다. 오대산 월정사로 출가했을 때 스승이 부엌에서 솥을 걸도록 시키는데 아홉 번이나 잘못 걸었다고 다시 하도록 했고 그때마다 솥을 고쳐 걸어서 결국 제자가 되었다 한다. 둥그런 솥을 이리 건들 저리 건들 뭐가 다르랴? 인내심을 시험한 것일 뿐이다. 이분이 사실은 대기업 사원인데 입사 경쟁이 아주 센 회사이다. 고로 이미 기본 실력을 검증받고 들어간 사람이 선배의 질책 한 마디에 ‘내가 정말 고졸 실력밖에 안 되는 건가?’라는 회의를 하는 것은 심성이 무른 것이다.

직장인들이여!! 상사나 선배의 질책 한 마디에 너무 일희일비하지 말라. 살다보면 흐린 날, 갠 날 다 있게 마련이다. 불어오는 바람을 피하지 말고 기꺼이 나가 시원하게 맞이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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