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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케네디도 사재기한 쿠바담배…국교 정상화 최대 수혜
[헤럴드경제 =한지숙 기자] 미국과 쿠바가 53년만에 이룬 역사적인 국교정상화에 가장 반색하는 이들이 바로 쿠바 담배업계와 미국의 애연가들이다. 이번 국교정상화로 미국인들은 쿠바산 담배와 술을 1인당 최대 100달러 어치 들여올 수 있게 됐다.

쿠바산 시가는 골초들 사이에서 ‘최고 중의 최고’로 통한다.

1962년 모든 쿠바산 제품에 대한 수입이 금지된 뒤로도 미국 애연가들은 쿠바 담배를 끊지 못했다.


쿠바산 시가에 관해 유명한 일화가 있다. 쿠바의 피델 카스트로 공산당 정부와 국교를 단절하고, 쿠바산 제품 전면 금수 조치를 내린 당사자인 미국의 존F. 케네디 당시 대통령은 대단한 끽연가였다. 케네디 대통령이 집무실이나 요트에서 시가를 물고 있는 사진을 지금도 흔하게 찾을 수 있다.

그런데 쿠바 정권이 싫은 케네디 대통령도 쿠바 시가 맛은 잊기 어려웠던 탓인지, 1962년 2월6일 쿠바와의 무역 중단을 발표하기 몇시간 전에 백악관 공보관인 피에르 샐린저에게 은밀히 쿠바 시가를 구입하도록 지시했다. 샐린저 역시 흡연가였다. 이렇게 해서 케네디 대통령은 몇시간 뒤면 불법 물품이 되는 쿠바산 시가 브랜드 ‘페티 우프만(Petit Upmann)’을 1200개나 손에 넣었다.


1992년에 유명 담배 잡지에 최초 보도된 이 일화는 쿠바와의 무역단절 50주년이 되던 2012년에 언론에 재차 보도돼 널리 회자됐다.

이 잡지와의 인터뷰에서 샐린저는 “나는 완전 쿠바 시가 애연가가 된 뒤로 상점을 많이 알고 있었다. (대통령이 지시를 내린)다음날 아침 오전8시 무렵 백악관에 출근하자마자 대통령 집무실로부터 직통 전화가 걸려왔다. 즉시 들어오라는 거였다. 문을 열어 들어서자 ‘어떻게 됐어? 피에르?’라고 그가 물었고, ‘매우 잘됐습니다’라고 나는 답했다. 1200개를 확보했다고 하자 케네디는 미소짓고, 책상을 열었다. 그리고는 두툼한 서류를 꺼내어 즉시 서명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렇게 해서 미국에선 불법물이 된 쿠바 담배는 이후 멕시코 등 거래가 합법인 다른 나라에서 구매해다 가방에 넣어 몰래 반입시키는 대표적인 밀수품이 됐다.


쿠바는 한해 담배를 1억개비 이상 수출하며, 이를 통해 4억 달러 이상의 외화를 벌어들이고 있다. 국영담배업체 쿠바타바코는 ‘코이바’(Cohiba), ‘파르타가스’(Partagas), ‘로메오 이 훌리에타’(Romeo y Julieta), ‘몬테크리스토’(Montecristo) 등의 브랜드를 생산한다. 가격은 1가치가 3만원이 넘게 팔리는 제품도 있는 등 천차만별이다. 미국에선 ‘쿠바 스타일’ 또는 ‘쿠바산 씨로 만든’ 시가 브랜드들이 인기다. 가짜 쿠바산 시가도 상당규모 유통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크리스토퍼 블레스소 시가 무역회사 ‘인터내셔널시가엑스퍼츠’ 대표는 포천에 “엄청날 것이다. 12년간 시가 무역을 하고 있는데, 쿠바 시가를 찾는 사람이 끊이지 않았다”고 미국 내 수요를 설명했다.

/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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