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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인 파일럿’이 조종하는 여객기 타도 될까
[헤럴드경제=천예선 기자]전세계 파일럿 부족현상으로 ‘1인 조종사’ 비행 연구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6일 “잠재적으로 파일럿이 부족하고 자동비행 기술이 진보함에 따라 정부기관 연구자들이 1인 파일럿 비행 연구를 본격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항공기 제조사 보잉에 따르면, 향후 20년간 신규 파일럿 53만3000명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됐다. 해외여행 증가로 일반인의 비행거리가 두배로 늘어난 탓이다.


▶지상 파일럿이 조종지원=‘1인 파일럿’은 기내에 파일럿을 1명 두고 지상에 머무는 ‘파트너 파일럿’이 원격으로 비행기 조종을 돕는 시스템이다. 번잡한 상공에서 이ㆍ착륙 등 가장 바쁜 시간대에 사실상 공동 조종을 하는 것이다. 지상에 있는 파일럿들은 한번에 복수의 비행기 조종사를 도울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미 항공우주국(NASA)와 세계적인 항공 전자통신 제품 공급사인 록웰 콜린스는 이같은 다소 도발적인 ’1인 파일럿’ 비행에 대한 연구를 시작했다. 록웰 콜린스는 관련 연구 명목으로 4년 계약에 400만달러를 지원받았다.

NASA 아메스연구소의 파리말 코파데카 프로그램 매니저는 “이같은 개념이 대형 비행기에 적용되는 것은 상당히 새로운 것”이라면서 ”파일럿이 비행 중 휴식이 필요하거나 화장실에 갈 일이 있을 때 지상에 있는 동료 조종사가 비행기를 조종할 필요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1인 파일럿 시대 언제쯤?=그러나 1인 파일럿이 가까운 장래에 도입되기는 힘들어 보인다. WSJ은 “이 연구가 성과를 볼지는 기술적인 가능성 뿐만아니라 정치적 실행력과 사회적 수용성에 달렸다”고 지적했다.

NASA의 코파르데카르는 “현재 제트 여객기는 두 명의 조종사가 조종하도록 고안됐다”며 “기존 비행기에 새로운 기능을 장착하는 것은 비용부담이 너무 크고 또 매우 어려운 일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연구 초반 1인 조종사 시뮬레이션에 참가한 파일럿들은 “지상에서 도움을 받는 시스템이 자주 혼란을 야기시켰다”고 털어놨다.

▶노조 반발 등도 난관=기술적인 문제 뿐만 아니라 이해단체의 반발과 국민적 저항감에 부딪힐 가능성도 있다.

10년 전 국제 운송업체 페덱스가 대륙간 8시간 이상 운행 제트기의 승무원을 3명에서 2명으로 축소하는 안을 내놨다가 노조의 반대와 각종 규제에 부딪혀 결국 철회했다.

리처드 힐링 전(前) 미국 교통안전위원회 위원은 “기본적으로 기내 조종사 감소는 더이상 기술적인 문제가 아니다”면서 “진짜 논란은 감독기관과 국민여론이 과거에 생각지도 못했던 변화를 어떻게 받아들이느냐”라고 꼬집었다.

전문가들은 “1인 조종사 체제로 가는 것이 불가피하다는데 동의하면서도 ‘1인 조종사’가 시행되는데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 또 어떤 난관이 있을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렸다.

오하이오 주립대의 데이비드 우드 교수는 “조종사를 줄이는 문제는 기술 추가와 조종실 자동화를 뛰어넘는 문제”라면서 “이는 중대한 단계적 변화로 어떻게 파일럿을 교육시킬 것인지에 대한 중대한 시사점을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che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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