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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슬람 과격단체들은 왜 죄없는 아이들을 노리나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 145명의 사망자를 낳은 파키스탄탈레반(TTP)의 ‘학교 테러’를 계기로 전 세계에서 힘없는 어린아이들을 노리는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들의 잔혹성에 대한 분노가 들끓고 있다.

TTP 반군 7명은 16일 오전 10시께(현지시간) 파키스탄 북서부 키베르 파크툰크와 주(州) 페샤와르에 있는 군 부설 사립학교를 습격해 인질극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학생 132명과 교사ㆍ교직원 10명 등 145명이 목숨을 잃고, 124명이 부상당했다.

아심 바지와 파키스탄군 대변인은 이들이 “파키스탄군과 8시간 이상 교전 끝에 모두 사살 또는 자폭했다”고 밝혔다.

TTP는 이번 학교 테러가 파키스탄 정부의 소탕작전과 탄압에 대한 복수라는 입장이다.

[사진=게티이미지]

TPP 대변인은 CNN 방송에 “와지리스탄ㆍ카이버에서 반복된 파키스탄군의 군사작전으로 무고한 부족민 수백명이 죽은 데 대한 복수”라면서 “학교에 배치된 군용차를 대상으로 한 공격이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번 테러 공격이 학교를 대상으로 했던 것과 희생자 대부분이 12~16세의 어린 학생이었다는 점에서 TTP의 잔인함에 대한 비난이 빗발치고 있다. TTP의 희생양이 된 학교에 다니는 학생 대부분이 정부군 자녀라는 점도 이 같은 비판에 힘을 싣는다.

바지와 대변인은 “많은 수의 학생들이 시험을 치르고 있던 강당에 들이닥쳐 무차별 총격을 가했다”면서 “이로 인해 피해가 커졌다”고 설명했다. 생존자인 아흐메드 파라즈(14)도 CNN에 “한 대원이 ‘많은 아이들이 벤치 아래 있다’면서 죽이라고 지시하는 걸 들었다”고 증언했다.

사실 어린이를 골라 테러 공격을 가하는 이슬람 무장단체들의 천인공노할 행태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지난 2004년 세상을 충격에 빠뜨린 러시아 북오세티야공화국 베슬란 초등학교 인질사건은 체첸 분리를 주장하는 이슬람 과격단체가 일으킨 것이다. 진압 과정에서 어린이 186명을 포함해 334명이 숨져 최악의 대참사로 기록됐다.

올 4월에는 나이지리아 이슬람 무장조직 보코하람이 북부 보르노 주 치복 시의 여학교에 침입해 여학생 276명을 납치했다. 지난해에도 학교를 습격해 42명의 목숨을 앗아갔던 이들은 피랍 소녀들을 강제로 대원과 결혼시키거나 팔아버리기까지 했다.

여기서 더 나아가 이라크ㆍ시리아를 장악한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는 점령지에서 잡은 소녀들을 성노예로 삼거나 남에게 선물로 줘도 된다는 충격적 내용의 내부 규정을 확립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처럼 이슬람 과격단체들이 어린이 대상 범죄를 거리낌 없이 자행하고 있는 것은 이를 기독교 세계에 대한 ‘성전’으로 믿고 있기 때문이다. 기독교ㆍ서구식 교육을 받은 아이들이 자라기 전에 미리 싹을 자르는 성격이기도 하다.

실제 보코하람은 ‘서구식 교육은 죄악’이라는 조직명 뜻대로 기독교 학교나 마을을 겨냥한 테러공격을 거듭하고 있다. IS도 소수 종파인 야지디족이나 기독교도가 개종하지 않으면 죽이거나 노예로 삼으며 탄압하고 있다.

이슬람 전문가인 에브라힘 무사 노트르담대 교수는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에 “그들(이슬람 테러리스트)은 서구 문화의 기관으로 생각하는 곳을 공격한다”면서 “서구화가 학교에서 시작된다고 보기 때문에 엄격한 이슬람 교육에서 벗어난 학교들이 타깃이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sp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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