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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호주 여성 인질, 페북으로 생생한 현장 상황 신고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호주 시드니 도심카페에서 15일(현지시간) 17시간 가량 벌어진 인질극에서 인질로 붙잡혀 있던 한 여성이 자신의 휴대전화로 페이스북에 “도와주세요”라고 구조 요청 글을 올렸던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인질범 만 하론 모니스(50)과 인질 2명 등 모두 3명이 사망한 이번 인질 사태에서 무사히 구출된 마르샤 미하일<42ㆍ사진>은 당시의 생생한 현장을 페이스북으로 실시간으로 전달했다.

피트니스 관련 사업을 하는 미하일은 모니스가 린트 카페에 들어서 안쪽에서 문을 잠글 당시 주문대에서 커피를 사고 있었다. 모니스가 카페에 있는 종업원과 손님들을 향해 모두 인질로 붙잡혔다고 말할 때 미하일은 재빠르게 페이스북에 “도와주세요. 우리를 인질로 잡은 한 남자가 누구도 들어줄 수 없는 작고 단순한 요청을 합니다”라고 글을 올렸다.

그는 “그는 우리를 모두 죽인다고 위협하고 있어요. 지금 당장 도와주세요. 이 남자는 호주가 이슬람국가(IS)의 공격을 받고 있다는 걸 전세계가 알기를 바라고 있습니다”라고 쓰며, 인질범의 발언을 전달했다.

[사진=텔레그래프]

미하일은 모니스가 자신의 주장이 방송에 나가지 않아 화를 낼 때까지 계속해서 상황을 속보로 전달했다.

미하일은 또한 모니스가 IS 깃발을 달라고 요구했고, 호주 총리와 생중계로 통화하고 싶어했다고 전했다.

모니스는 또 카페 안에서 “형제들”에게 시드니에 설치된 폭탄 2개를 폭파시키지 말라고 요청했다고 미하일은 전했다.

하지만 폭탄이 설치돼 있다는 엄포는 추후 거짓말인 것으로 탄로났고, 인질극은 모니스가 단독으로 벌인 일로 드러났다.

17시간만에 인질범의 손아귀에서 풀려난 미하일은 무장 경찰들이 카페에 들이닥칠 당시 어깨에 부상을 입었다. 그는 충격으로 울면서, 경찰의 호위 속에서 카페 밖으로 빠져나왔다.

미하일을 비롯해 인질 중 4명이 부상 당했다. 경찰이 쏜 총의 파편이 얼굴에 튀어 다친 이도 있었다.

경찰은 사건 종료 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희생당한 인질 2명의 상세한 신원을 공개하지 않았다.

현장 목격자의 증언도 잇따랐다. 익명의 한 배달부는 “카페 문이 안에서 쾅 닫혔다”고 당시 상황을 떠올렸다. 이어 “남자가 가방에서 총을 꺼내 한 여자에게 보여줬다. 그러자 이 여성이 ‘총! 총! 총!’ 하고 말하며 계단을 내려갔고 우리는 마르틴플레이스 밖으로 빠져나왔다”고 말했다. 그는 또 “무장괴한을 보았다. 키가 크고, 아무도 40대 후반처럼 보였다. 매우 조용하고 차분했다”고 전했다.

또 다른 목격자는 “인질범은 흰색으로 글씨가 써진 검은색 티셔츠를 입고, 머리띠를 하고 있었고 푸른색 가방을 들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나와 가방이 부딪혔는데, 안에 딱딱한 게 느껴졌다. 나는 그에게 ‘어디로 가고 있는 지 보고 다녀라’라고 말했다. 그러자 그가 나를 돌아보면서 ‘너도 쏴 죽일까’라고 말했다. 그 눈동자를 들여다보니 미쳐있었다. 너무 놀랬다”고 떠올렸다.

/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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