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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책] 헤겔 변증법은 ‘롤플레잉게임’, 데카르트는 ‘은둔형 외톨이’?
철학비타민/도마스 아키나리 지음, 전선영 옮김/부키


[헤럴드경제=이형석 기자]일본 철학자 도마스 아키나리의 ‘철학비타민’은 톡톡 튀는 신세대형 철학개론서다. 헤겔의 변증법을 “세계는 모순을 뛰어넘어 결말로 향하는 롤플레잉게임(RPG) 같은 것”이라며 “적이 나오고, 싸움을 벌여 경험치를 올리고, 또 적이 나와 경험치가 올라간다“고 표현하는 식이다. 데카르트 ‘방법적 회의’에 대해선 “모든 것을 철저히 의심하고 그래도 의심할 수 없는 것이 남는다면 그것을 진리로 받아들이는 사고 방법”이라며 “그 방법이 어찌나 철저했는지 사람들은 그를 두고 ‘이 사람, 지나치게 거기에 얽매여 있는 거 아닌가.’ 하고 수군댔던 모양이다. 왜 그런 것까지 의심하느냐고 이해받지 못할 때도 많았다고 한다. 데카르트는 요즘 말로 하자면 꽤나 ‘은둔형 외톨이’ 같은 사람이었다”고 소개한다. 


소크라테스부터 ‘정의란 무엇인가’의 샌델까지 서양 철학 2600년을 빛낸 올스타 44명을 총출동시켜 톡톡 튀는 비유로 사상의 근간을 소개했다. 개별 철학자들의 사상과 동시에 서양 철학의 흐름까지도 꿰뚫었다. 쉽고 재미있는 철학을 지향한 만큼 막힘없이 읽히지만, 저변은 탄탄하다.

“‘수비와 공격의 테크닉’, ‘체력을 유지하는 방법’ 등을 생각하는 것이 근대까지의 철학이었다면 현대에서는 ‘애초에 축구란 무엇인가?’ ‘공을 찬들 아무런 의미가 없지 않은가?’ 하는 것까지 고려할 만큼 생각의 폭이 급격히 넓어졌다. 소크라테스로 시작해 헤겔에 이르러 완성된 ‘철학의 국립 경기장’은 니체가 떨어뜨린 비관주의의 폭탄으로 깡그리 없어져서 이제 축구도 할 수 없는 상태로 산만하고 복잡해진 상태에 이른 것이다’라고 하는 표현에서는 무릎을 치게 만든다.

저자 도마스 아키나리는 일본 주오대학 문학부 철학과를 졸업하고 조치대학 신학부에서 공부했다. 현재 슌다이 예비학교에서 윤리 과목을, 오오테 예비학교에서 일본사를 가르치고 있다.


su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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