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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헤럴드 포럼-여형구> 유라시아 이니셔티브와 철도의 역할
여형구 국토교통부 2차관

작년 10월 박근혜 대통령은 서울에서 열린 유라시아 국제 컨퍼런스 기조연설에서 유라시아 국가들이 상호공존을 위해 함께 추구해야 할 새로운 미래 전략으로 ‘유라시아 이니셔티브(Eurasia Initiative)’ 라는 어젠다(Agenda)를 제시하여 참가국들의 공감을 얻어낸 바 있다.

유라시아 이니셔티브의 핵심은 하나의 대륙(One Continent), 창조의 대륙(Creative Continent), 평화의 대륙(Peaceful Continent)으로 요약 할 수 있다.

즉, 유라시아 국가간 교통ㆍ통신ㆍ에너지망의 연결을 한층 강화함으로써 유라시아가 실질적으로 ‘하나의 대륙(One Continent)’이 되는 것을 의미한다.

교통·통신·에너지망의 연결은 국가간의 인적, 물적, 정보교류를 촉진할 것이고 이는 새로운 경제․사회적 부가가치를 창출할 것이므로 유라시아는 빠르게 발전하는 ‘창조의 대륙(Creative Continent)’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상호연결, 부가가치 창출을 통해 윈윈(Win-Win) 관계로 발전하게 되면 국가간 신뢰가 쌓여 이 지역의 평화를 공고히 하게 되고 결국 유라시아가 세계평화를 선도하는 ‘평화의 대륙(Peaceful Continent)’이 될 수 있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유라시아 이니셔티브는 단순한 연결을 넘어 지역평화까지 염두에 두는 고차원의 메시지를 담고 있다. 또한 북한 때문에 고립된 섬과도 같았던 우리나라가 실질적으로 대륙에 연결되고 유라시아의 동쪽 관문으로서 지금보다 더 중요한 역할을 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기도 하다.

이러한 유라시아 이니셔티브에서 구상하는 바람직한 미래는 주변국의 협력과 우리의 노력이 더해질 때 그 실현가능성이 높아지는 바, 현재 정부는 다양한 계획을 고민하고 있다.

우선, 한반도 내 남북간의 교통을 연결해야 한다.

남북간 교통 연결은 도로, 철도, 항공 등이 있지만, 북한의 주철종도(主鐵從道 : 주된 수송은 철도로 이루어지고 도로는 보조적으로 사용) 현실과 북한을 지나 중앙아시아까지 장거리를 연결해야 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중장거리 수송에 강점을 갖는 철도연결이 우선적으로 검토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장래 남북철도의 연결에 대비하여 연결노선을 검토하며 여러가지 준비를 하고 있다.

둘째, 기술적 문제도 해결되어야 한다. 한국과 북한, 중국의 철도는 궤간 폭이 1435㎜(표준궤)인 반면, 러시아는 1520㎜(광궤)이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우리 열차가 러시아의 철도를 달릴 수 없는 호환성 문제가 존재한다.

궤간차이로 인한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한국철도기술연구원에서는 서로 다른 궤간을 동시에 이용할 수 있는 궤간가변 열차 개발을 완료하여 시험중이다.

또한 실제 운행 시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을 파악하고 대책을 모색하기 위해 지난 11월 28, 29일 북러 합작회사와 한국의 3개 민간기업은 러시아 하산을 통해 북한의 나진항까지 철도를 이용하여 유연탄 4만5000톤을 실어온 후, 다시 선박을 이용해 우리나라 포항까지 운송해 온 ‘석탄 시범운송사업’을 시행한 바 있다.

셋째, 철도 연결후, 원활한 수송을 위해서는 유라시아 국가들과 철도협력관계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정부는 유라시아 국가들과 정례적인 철도협력 회의를 개최하며 상호 관심사를 논의하고 있다.

이외에도, 유라시아 국가들이 주축이 되어 설립한 국제철도협력기구(OSJD)의 정회원 가입도 추진할 계획이다. OSJD에 가입하면 우리 열차가 이들 국가를 통과할 때 거쳐야 하는 복잡한 절차와 수속이 한결 간편해져 우리 기업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가야 할 길이 쉽지만은 않지만 확신을 가지고 꾸준히 노력한다면 멀지 않은 장래에 부산에서 유럽행 열차를 타고 유라시아 대륙을 여행할 수 있는 날이 실현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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