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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모주시장 쪽박주의보
[헤럴드경제=권도경 기자] 제일모직을 비롯해 30여개 기업의 상장을 앞두고 연말 공모주 시장이 달아오른 가운데 공모가를 밑도는 공모주가 속출하고 있다. 최근 예금금리가 1%대로 주저앉고 증시가 좁은 박스권에 갇히면서 공모주는 안정적인 수익률을 앞세워 흥행공식을 이어갔다. 그러나 일부 공모주는 상장 이후 하한가를 치거나 공모가를 하회하는 등 혹독한 신고식을 치렀다. 이에 ‘묻지마 청약’으로 공모주 투자에 편승하는 것은 자칫 손실로 이어질수 있다면서 공모주 옥석가리기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1월부터 지난5일까지 신규상장된 9개 공모주(스팩 제외) 중에서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한 곳은 4곳에 달했다. 한달동안 상장한 기업 중 절반 가까운 공모주들이 마이너스 두자릿수 수익률을 기록한 것이다.

에프엔씨엔터테인먼트(이하 에프엔씨)는 지난 4일 상장한 이후 이틀 연속 하락해 공모가대비 지난 5일까지 -11.43% 떨어졌다. 에프엔씨는 2011년 와이지엔터테인먼트 이후 3년만에 처음 상장된 엔터주다. 최근 걸그룹 AOA와 씨엔블루, FT아일랜드 등 소속가수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공모주 청약 당시 경쟁률은 577.3대 1로 청약증거금만 2조 2633억원이 몰렸다. 공모흥행에 성공했던 만큼 상장 첫날 마이너스 수익률을 받아든 투자자로서는 실망감을 금치 못했다.

앞서 지난달 27일 유가증권시장에 입성한 풍력타워제조업체 씨에스윈드는 상장 첫날 하한가로 곤두박질쳤다. 씨에스윈드는 이례적으로 상장 첫날 장 마감 후 자사주 100만주를 취득하겠다고 밝히면서 진화에 나섰다. 그러나 자사주 매입효과는 약발이 전혀 먹히지 않은채 연일 신저가를 쓰면서 공모가와 비교해 지난 5일 주가가 -39.54% 하락했다. 씨에스윈드는 기관의 수요예측 결과도 양호했고 코스피시장에 상장된 만큼 기대감이 컸으나 투자자들은 본전도 못찾은 셈이다.

이밖에 지난달말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텔콘과 디에이테크놀로지가 공모가와 대비해 지난 5일까지 각각 -28.97%, -27.27% 하락했다.

새내기주들이 공모가를 웃돌면서 황금수익률을 기록하던 공식이 속속 깨지자 시장에도 투자주의보가 떴다. 특히 이달에는 제일모직 상장을 전후로 공모일정이 확정된 기업만 33개사다. 연말에 상장이 몰리면서 공모 청약 일정은 유난히 촘촘하다. 제일모직 청약일정(10~11일)을 피해 8~9일에는 하이로닉과 디티앤씨 등 6개 기업이, 15~16일에는 아스트와 오킨스전자등 10여개 기업이 공모 청약을 동시에 실시한다. 기관투자가들이 기업의 기초체력을 제대로 분석할 시간이 부족해 공모가와 시초가 산정이 부실해질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또 청약이 몰리다보니 상대적으로 청약 경쟁률이 낮아져 기업이 제대로 된 가치 평가를 받지 못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원상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워낙 단기간에 많은 공모주가 쏟아지다보니 수급이 분산돼 공모주의 매력도가 반감될 수 있다”면서

“공모주간 양극화현상과 옥석가리기가 뚜렷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공모주 투자에 앞서 기관 수요예측 결과 등을 꼼꼼히 따져보는 것이 안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권도경 기자 /k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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