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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빚더미 양대 지하철 2016년까지 합병”
서울시, 양사 노조 합병안 5대 조건 제안 수용…전문가 “노조에 시민의 발 봉쇄할 무기 주는 꼴”
서울시 양대 지하철공사인 서울메트로(1~4호선)와 서울도시철도공사(5~8호선)이 오는 2016년 상반기에 통합, 운영된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오는 10일 기자회견을 열고 양대 지하철공사 합병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본지 2014년 10월13일자 12면 ‘서울시, 빚더미 양대 지하철 합병한다’ 참조>

4일 서울시에 따르면 박 시장은 10일 기자회견을 열고 양대 지하철공사의 합병 방안과 세부 일정을 설명할 예정이다. 이 자리에는 양대 지하철공사 경영진과 노조 간부들도 대거 참여할 것을 알려졌다.

서울시 고위관계자는 “지하철노동조합과의 교감이 이뤄져 오랜 과제로 남아있던 양대 지하철 공사의 합병을 2016년 상반기까지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시는 ‘경쟁 체제를 통한 경영효율 극대화’를 위해 1994년부터 지하철 운영주체를 서울메트로(1~4호선)와 서울도시철도공사(5~8호선)로 분리, 관리해 왔다. 그러나 20년이 지난 현재 양대 지하철공사의 적자는 연간 5000억원에 달했다.

서울시는 민선 6기 들어 양대 지하철공사의 부채와 열악한 재정 여건을 개선하기 위해 통합 방안을 논의해 왔다. 하지만 지하철노조의 반발을 우려해 쉽게 공론화하지 못했다. 박 시장도 최근 기자들과 만나 “양대 지하철공사에서 공감대가 형성되면 통합을 추진하겠다”면서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그러다 최근 지하철노조의 공식 입장이 전달되면서 통합 작업에 청신호가 켜졌다. 지하철노조는 지난달 28일 임종석 서울시 정무부시장을 만나 양대 지하철공사 통합과 관련, 5가지 전제조건을 제안했다.

지하철노조는 ▷인위적 구조조정 방식 통합 반대 ▷통합 과정에 노조 참여 및 결정권 보장 ▷양 공사간 직급ㆍ노동조건 격차 상향 해소 ▷노동자 경영 참여 보장 ▷지하철 공공성과 시민안전 확대 등을 내세웠다.

사실상 ‘양대 지하철공사 통합’에 동의한 셈이다. 임 부시장은 이 자리에서 “통합을 추진한다면 초기단계부터 노조 참여를 보장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서울시는 물밑에서 진행해왔던 합병 작업을 공식화했다. 큰 틀은 서울시 산하기관 경영컨설팅을 도왔던 맥킨지의 보고서로 알려졌다. 맥킨지는 지난해 양대 지하철공사의 콜센터, 관제시스템 등을 통합하고 공사발주, 물품구매, 사업개발 등을 공동 추진하는 내용의 ‘비공식 보고서’를 서울시에 제출한 바 있다. 여기에는 양 공사의 임직원 20~30%를 감축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서울시는 그동안 이 보고서를 토대로 양대 지하철공사가 참여하는 태스크포스(TF)를 운영해 왔다.

이와 관련, 한 교통 전문가는 “통합하면 초기 비용이 많이 들어 당장 재정 여건이 개선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통합 뒤 노조가 파업할 경우 시민의 발이 완전히 묶일 수 있다는 점도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진용ㆍ최진성 기자/ip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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