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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예술가는 왜 가난할까…“해답 나왔다”
[헤럴드경제] ‘예술가들은 왜 가난할까’

‘국민화가’ 박수근도 수술비가 없어 백내장을 지니고 살았다. 이중섭도 종이 살 돈이 없어 담뱃값에다 예술혼을 그렸다.

알 듯 말 듯한 이 물음에 한스 애빙(68) 암스테르담대 예술사회학과 명예교수가 진지한 답을 내놨다. 그는 스테디셀러인 ’왜 예술가는 가난해야 할까‘의 저자다.

“예술 자체가 지닌 높은 가치 때문에 예술가는 희생하는 게 당연하다는 생각이 있어서 입니다”

애빙 교수는 “예술은 좋으니까 작가라면 무조건 헌신해야 한다는 예술 분야의 ’에토스‘(ethos·기풍)가 머리에 너무 강하게 박혀 있지요”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예술가들은 낮은 수입에도 열심히 예술 활동을 하려는 성향을 지녔어요. 경제학자 입장에서는 이렇게 하면 안 된다, 돈으로 (예술 활동을) 환산해야 한다고 말하지만 그럴 수가 없는 구조인 것이죠.”

▲[자료사진 제공=테마있는 명소]

네덜란드에서 자신의 예술 활동을 통해 벌어들이는 수입 수준이 빈곤선 이하인 비율은 전체 예술가의 40% 정도라는게 애빙 교수의 설명이다. 애빙 교수는 “예술가의 94%는 노동자의 평균 수입 이하”라고 잘라 말했다. “고작 6%의 예술가만 예술계에서 명성도 있고 부도 있는 셈이죠”

애빙 교수는 또 “비영리 예술 재단에서 특히 예술가를 착취한다”고도 말했다. 즉 비영리 단체의 예산이 빠듯하다는 것을 예술가들도 알고 있다 보니 해당 단체의 공연이나 전시에 참여할 기회를 얻는 대신 보수를 아예 받지 않는 일도 비일비재하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대안은 없을까.

애빙 교수는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예술가들이 터무니없이 낮은 보수를 감내하면서 예술 활동을 하지 못하도록 사고방식을 발전시키는 것”이라고 했다. “비용을 받지 않고 일하는 작가들은 손가락질을 받도록 해야 하고, 예술가를 착취하려는 비영리 재단도 지탄을 받게 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는 예술가의 연대를 강조했다. “10년 전에는 예술가들이 수동적인 위치에 있었어요. 모든 것을 수용했죠. 하지만 지금은 달라요. 기업가 정신을 가지고 있죠. 이제는 많은 예술가가 자신들을 착취하려는 미술관 등을 대상으로 참여를 거부하는 경우도 생기고 있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예술의 대중화라는 설명이다. “예술은 어려워서는 안 됩니다. 클래식 음악이든 현대 미술이든 다양한 수준으로 소비돼야 해요. 깊게 파고드는 사람도 즐길 수 있어야 하고 전혀 모르는 사람도 자기 수준에 맞춰서 즐길 수 있어야 합니다”

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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