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강남권 빌딩거래전문 중개법인 원빌딩에 따르면, 올해 초부터 이달 중순까지 9호선 예정지 반경 500m 이내에서 총 16개의빌딩이 거래됐다. 이는 이 일대에서 지난해 1년간 거래된 빌딩이 11곳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5곳 정도 늘어난 셈이다.
특히 강남권 요지로 불리는 차병원사거리만 놓고 보면, 사거리를 중심으로 동서남북 400~500m 이내 도로변에서 빌딩 7채 이상이 새 주인을 만났다.
김윤수 원빌딩 빌딩사업부 팀장은 “9호선 개통이 발표된 이후로 봉은사로를 따라서 지어진 빌딩 투자 수요가 몰리기 시작했다”며 “그 사이 개통 시기가 몇 차례 연기되긴 했으나, 지난 10월 삼성동 한전 부지가 현대차에 매각된 것이 자극이 되면서 거래가 꾸준히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새 주인을 만난 빌딩은 그대로 사용하는 경우도 있지만 일부는 새로운 건물로 탈바꿈하기 위해 철거 및 신축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차병원사거리에서 225m 떨어진 역삼동 652-2번지에 자리한 지하 1~지상 8층짜리 A빌딩은 지난 7월 초 166억에 팔린 뒤 최근 전면 철거를 마치고 신축 공사에 들어갔다. 이 건물엔 한 출판 전문업체의 새 사옥이 들어설 예정이다.
현재 차병원사거리에서 신논현역으로 이어지는 도로변에서 신축이나 철거 공사가 진행중인 곳은 4곳을 넘고 있다.
건물 매매가도 꾸준한 오름세다. 9호선 선정릉역 인근(삼성동 44-16번지) 지하 1~지상 4층 빌딩은 2년 전에 91억원에 거래된 기록이 있는데, 올해 1월엔 106억에 다시 팔렸다. 역삼동 J공인 이성훈(가명) 대표는 “봉은사로 주변 중소형 빌딩의 매매가는 이쪽에 기대감이 퍼지기 시작한 3년 전에 비해 평균 15% 이상 올랐다”고 설명했다.
봉은사로 일대 상가 임대료도 크게 올랐다. 신설될 지하철역 출구에서 가까운 건물 1층, 99㎡ 규모의 매장의 월세는 9호선 연장 발표 이전 380만원이었으나, 지하철 공사가 시작된 뒤부턴 450만원 상당으로 껑충 뛰었다. 인근 나누리공인 관계자는 “9호선이 들어서면 이 일대가 역세권으로 탈바꿈하기 때문에 상주인구가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며 ”상주인구든 유동인구든 사람이 늘어나면 주변 상가의 임대료는 자연히 올라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인근 스타공인 한 관계자도 “신축이나 리모델링이 진행중인 건물의 공사가 마무리되면 예전보다 임차인들이 부담해야 하는 임대료가 크게 오를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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