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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텃세 끝판왕’이란…슈틸리케號, 최악서 찾는 최고의 준비
침대축구에 몰상식한 행동 자행
이란戰은 원정 최악 조건 대비책

FIFA 랭킹 51위 이란 대표팀
호주아시안컵 테스트 상대로 충분



몰상식한 행동을 바로잡는 데는 ‘골 매’가 유일한 약이다.

슈틸리케호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이 한국, 일본과 함께 아시아 축구 최강으로 꼽히는 이란과 숙명의 원정대결을 펼친다.

18일 오후 9시55분(한국시간) 이란 테헤란의 알아자디스타티움에서다. 한국은 ‘중동킬러’로 통하는 이근호(29ㆍ엘자이시SC)를 원톱으로 세우고, 베테랑 곽태휘(33ㆍ알힐랄FC)에게 중원수비를 맡겨 승리를 벼른다.

한국은 축구에서 일본만큼이나 이란과도 유독 감정대립이 적지 않았다. 엎치락뒤치락하는 승부가 많아서도 그렇지만, 이란이 ‘침대축구’ 등 몰상식한 행동을 그라운드 안팎에서 자행했던 것도 사실이다. 홈그라운드에서는 그 정도가 더해 알아자디스타디움은 ‘원정팀의 무덤’으로 불릴 정도다.

대표적인 사례가 지난 해 6월 브라질월드컵 최종예선 최종전 맞대결이었다. 이를 앞두고 열린 기자회견에서 최강희 당시 감독이 이란 원정 때 받은 푸대접을 언급하며 승리로 복수하겠다고 다짐했다. 현재도 이란 사령탑인 카를로스 케이로스 감독은 한국이 월드컵 진출에 성공한다면 선물할 꽃을 들고 왔다며 화해 제스처를 취했다. 그러나 경기가 이란의 1-0 승리로 끝난 뒤 케이로스 감독은 즉석에서 꽃 대신 주먹감자를 최강희 감독에게 선물하며 뒤통수를 쳤다.

문제는 이란이 한국보다 강하다는 현실이다. 한국은 이란과의 상대 전적에서 9승7무11패로 뒤진다. 브라질월드컵 최종예선에서는 2전 전패를 당했다. 세계랭킹 역시 이란은 51위로 66위의 한국보다 훨씬 앞선다. 더욱이 테헤란에서는 2무3패에 그쳤고, 그 중에서도 알아자디스타디움에서는 1무2패다.

그래도 한국은 이번에 이겨야 한다. 당당히 실력으로 본때를 보여 이란을 고개숙이게 만들어야 한다. 풀죽은 한국축구의 분위기도 승리로만 반전시킬 수 있다. 이를 울리 슈틸리케(60ㆍ독일) 대표팀 감독도 잘 알고 있다. 그는 지난 10일 출국 전 ”이란과 경기에서 최근 어떤 성적을 냈는지 잘 알고 있다. 이번이 되갚아줄 좋은 기회”라며 이례적으로 설욕을 다짐했다.

또한 이번 원정 평가전은 2014 브라질월드컵 본선의 졸전과 ‘의리축구’ 홍명보 감독의 퇴진, 슈틸리케 감독의 선임 등 다난한 한해를 마무리짓는 올 마지막 원정전이자 내년 1월 2015 호주 아시안컵을 앞둔 실전 테스트이기도 하다. 한국은 55년 만에 아시안컵 정상탈환을 목표로 내건 상태다.

키플레이어는 역시 중동 팀과 만나면 평소보다 펄펄 나는 브라질월드컵 2골의 주인공 이근호다. 상대 수비가 밀집한 가운데서도 후선에서 돌아가는 기민한 움직임과 쉼 없는 전방 침투력으로 수비진을 헤집는 데 단연 일인자다. 선제골을 넣으면 무조건 수비로 돌아서고 걸핏하면 드러눕는 이란의 침대축구를 뒤엎는 데도 그만한 적임자가 없다.

그는 5년 전 지금의 이란만큼 강했던 사우디아라비아의 징크스도 깬 주인공이다. 당시 허정무(59) 전 대표팀 감독이 이끌던 한국은 남아공월드컵 최종예선에서 이근호가 선제골 겸 결승골을 터뜨리며 사우디를 2-0으로 물리치고 19년동안 3무3패의 무승 굴욕을 청산한 바 있다.

슈틸리케 감독은 지난 14일 요르단 전에서 풀타임 기용한 박주영을 내리고 이근호를 원톱에 세울 것으로 보인다. 이근호는 허리 통증으로 요르단 전에 결장했지만, 이는 이번 이란 전에 대비한 컨디션 조율 차원이었던 것으로 보는 시각도 많다.

이근호는 피로가 쌓인 박주영을 제외한 20명의 대표팀 동료들과 함께 16일 오후 2시간 가량 훈련을 소화했다. 이날 전술 훈련은 없이 회복훈련만 한 것으로 전해졌으나 슈틸리케 감독은 당초 공개훈련에서 비공개로 전환하며 연막을 쳤다.

공격의 핵이 이근호라면, 수비의 핵 역시 새로 투입될 곽태희다. 경험이 풍부한 곽태희는 불안감을 드리운 김영권 대신 선발투입돼 홍정호(아우크스부르크)와 짝을 이룰 전망이다.

지난 요르단전에서 한국은 무실점으로 승리하긴 했지만 김영권에서 비롯된 중앙수비가 흔들리면서 수 차례 결정적인 위기를 맞았다. 슈틸리케 감독도 경기 뒤 애둘러 이를 지적하기도 했다.

곽태휘는 알아자디스타디움을 가득 매울 10만 관중의 텃세응원에 대해 “성격에 따라 선수들마다 차이는 있겠으나 나에게는 별 문제가 되지 않는다”면서 “나는 한국 관중이 아니더라도 관중이 많으면 신이 난다”며 대수롭지 않다는 입장을 보였다.

그는 ‘감자바위 사건’에 대해 “그 장면을 본 사람이라면 감정이 있을 것”이라며 “경기 결과가 안 좋았기 때문에 이번에는 꼭 이기고 싶다. 이기고 돌아가고 싶다”며 승리를 향한 간절한 마음을 숨기지 않았다.

조용직 기자/yj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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