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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K종합화학, 파라자일렌ㆍ넥슬렌 공장 가동…불황 이겨내는 고부가제품으로 승부수
[헤럴드경제(울산)=김윤희 기자]울산시 남구 고사동 울산CLX 초입에서 10분을 더 달려 도착한 울산 아로마틱스(UAC) 공장. 인적 드문 이 공장에는 소음도, 매연도 없다. 조용히 돌아가는 기계들은 매년 파라자일렌(PX)와 벤젠 등 아로마틱 계열 화학제품을 각각 100만t, 60만t씩 만들어낸다. SK종합화학의 지주사인 SK이노베이션은 이 공장 준공으로 국내 석유화학기업 중 최대규모인 총 281만5000을 생산해 세계 5위로 단숨에 뛰어올랐다.

이 공장은 SK종합화학과 JX에너지가 총 투자비 9363억원을 각각 절반씩 투자해 지은 합작사다. 6월부터 상업가동해 생산량의 95% 이상을 중국 등 해외에 수출하고 있다.

여기서 생산되는 파라자일렌은 페트병과 합성섬유를 생산하는 원재료로 쓰인다. 지금은 연간 매출 2조원을 기록하는 회사의 핵심동력이지만, 공장을 준공하기까지 우여곡절이 끊이지 않았다. SK이노베이션의 최태원 회장과 JX에너지 기무라 회장이 2007년 전략적 제휴를 맺고 파라자일렌 공장 건립을 추진했지만, 곧바로 2008년 금융위기가 불어닥쳤다. 

SK종합화학의 울산 아로마틱스(UAC) 공장 전경.

한동안 표류했던 사업안은 2011년 일본 대지진으로 또 한번 주저앉았다. 당시 JX에너지가 정유공장 가동 중단으로 2억달러 규모의 원유를 처리하지 못하게 되자 SK이노베이션이 이를 전량 사들이고 일본에 부족한 각종 석유제품을 공급해줬다. 지주회사의 손자회사는 신설법인을 합작사로 설립할 수 없도록 하는 기존 외국인투자촉진법도 또 다른 암초였다. 가까스로 외촉법이 개정돼 합작사를 건립했지만, 회사 관계자들은 “공장이 완공되기까지 단 한시도 긴장을 늦출 수 없었다”고 떠올린다.

한때 화학산업계의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불렸던 파라자일렌은 최근 원재료인 나프타 가격 하락, 공급과잉으로 시황이 예전같지 않다. 당초 2조5000억원 규모로 예상한 공장 매출도 약 2조원으로 줄었다. SK종합화학은 불황에도 흔들리지 않는 사업경쟁력을 갖기위해 공정 효율화에 온 힘을 쏟았다. 특허기술인 에너지효율 공정(EEAC)을 도입해 에너지를 기존 파라자일렌 공장 대비 20% 줄였다. 한번 쓴 열을 버리지않고 다른 공정에 재활용하는 열병합구조가 다른 공장에 비해 두배 이상 많다. 이훤배(52) UAC대표는 “같은 비용을 들여 더 많은 제품을 생산할 수 있게 해 부가가치를 높였다”고 말했다. 

SK종합화학 임직원들이 울산 아로마틱스(UAC) 공장 조정실에서 제품 생산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사진제공=SK종합화학]

SK종합화학은 다음달 상업가동에 들어가는 넥슬렌 공장으로 또한번 불황 타개에 나선다. ‘넥슬렌’은 SK종합화학이 국내 기업 최초로 촉매∙공정∙제품 등 전 과정을 100% 독자기술로 개발한 고성능 폴리에틸렌의 브랜드 이름이다. 고부가 필름, 자동차 및 신발 내장재, 케이블 피복 등에 사용되며, 기존 범용 폴리에틸렌보다 내구성∙투명성∙가공성 등이 뛰어나 부가가치가 높다. 지금까지는 미국 다우케미칼, 엑손모빌, 미쓰이 등 글로벌 화학사들이 독점 생산해왔다.

넥슬렌 울산 공장은 연간 23만t 규모의 제품을 생산해 내년부터 매년 40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릴 전망이다. 이미 다수의 해외 대형 고객사들과 판매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SK종합화학 관계자는 “화학산업은 글로벌 경기에 민감하게 반응해 불황에 취약하다. 상대적으로 경기를 타지 않는 고부가 화학제품과 신소재 사업 비중을 단계적으로 높여나가 근본 체질을 개선할 것”이라고 말했다.

wor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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