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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5유로의 기적…혜성 탐사선 로제타의 경제학
[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3.5유로의 기적, 우주 탐사 역사 다시쓰다’

10년 8개월 간 64억㎞를 날아 혜성에 탐사로봇 ‘필레’를 착륙시킨 유럽의 혜성 탐사선 로제타가 우주 생성의 비밀을 풀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지 지구촌이 숨죽이며 지켜보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선 이런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혜성 탐사선 프로젝트에 천문학적인 돈을 투자할만한 가치가 있었나’는 것이다.

유럽 각국이 긴축재정으로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는 상황에선 당연한 비판론이지만, 학계와 우주과학 전문가들은 ‘그렇지 않다’고 반박한다.

유럽우주국(ESA)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로제타 프로젝트에 투입된 자금은 약 14억유로(약 1조9000억원)다. 프로젝트 비용은 20개 ESA 회원국이 분담했다.

<사진>로제타 프로젝트에는 14억유로의 예산이 투입됐고 이는 에어버스 A380 4.2대 가격에 해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프로젝트에 유럽 각국 국민들이 부담하는 비용은 1인당 3.5유로로 영화관 입장권 평균 가격인 8.5유로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사진=사이언시오그램]

물리학자 앤드류 스틸은 자신의 인터넷 웹사이트인 사이언시오그램(Scienceogram)에 이번 프로젝트 비용을 분석한 내용을 게재했다. 이에 따르면 로제타 프로젝트에 쓰인 돈은 에어버스사의 초대형 여객기 A380 4.2대의 가격에 해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유럽 인구 1인당 3.5유로(약 4800원)의 비용을 분담한 셈이다. 이를 다시 연간 비용으로 환산하면 프로젝트가 시작된 1996년부터 2015년까지 유럽 국민이 1년 동안 투자한 돈은 0.2유로에 불과하다.

현재 국내에서도 인기몰이 중인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영화 ‘인터스텔라’ 티켓 가격인 8.5유로(약 1만2000원)보다 훨씬 미치지 못하는 액수다.

14억유로가 쓰였지만 ESA는 이미 인류 역사상 최초로 혜성에 탐사로봇을 착륙시키며 우주 탐사 역사를 다시 쓰는 성과를 이뤘다.

로제타는 앞으로 태양계 생성의 비밀을 파헤치는데 도움을 줄 것으로도 기대되고 있다. 우주항공기술의 발전과 더불어 소행성의 지구충돌을 막는 연구에도 기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영국 BBC방송은 로제타 프로젝트에 대한 학계 여러 전문가들의 기대감을 전하며 프로젝트가 시작된 이후 수백명의 일자리까지 창출했다고 평가했다.

토머스 라이터 ESA 우주선 및 오퍼레이션 국장은 BBC에 “20년 간 이번 미션과 개발 비용을 나눠보면 유럽 시민이 연간 부담하는 비용은 몇 센트밖에 되지 않지만 이는 새로운 지식 연구에 공헌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과학기술캠페인(Case)의 사라 메인 박사는 “로제타가 보내오는 자료를 통해 이뤄지는 기초 과학적 조사로 혜택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며 이것으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메인 박사는 “우리 사회와 삶의 질을 변화시키는데 우리 주변의 세계를 조사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암세포에 대한 메커니즘의 이해 없이는 새로운 암 치료제를 디자인할 수 없다”면서 기초연구의 하방효과를 강조했다.

그러면서 유럽원자핵공동연구소(CERN) 입자 물리학자들의 원활한 의사소통을 위해 디자인된 시스템이었던 월드와이드웹(www)의 사례를 들기도 했다.

그는 “연구의 경제적 가치를 평가할 수 있는 연구는 많이 있다”며 “정부가 과학 연구에 투자하고 자금을 지원해 수익이 난 것도 있고 직접적으로 경제성장에 영향을 미치는 것들도 있다”고 말했다.

/yg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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