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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심리를 반영한 진로 선택
오성규의 업그레이드 3쿠션
요즘 3쿠션 경기의 룰은 축구의 승부차기처럼 보는 이들을 더욱 흥미진진하게 만드는 승부치기 제도를 도입해서 팬들에게 재미를 선사하고 있다.

특히 박빙의 상황에서 마지막 득점을 초구인 흰공이 하느냐 또는 후구인 노란색 공이 하느냐는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게 만든다. 그렇기에 선수들의 긴장감은 경기 마지막 상황에 최고조에 달하게 된다.

대부분의 스포츠에서 심리적으로 중요한 상황이 많이 찾아온다. 이번에는 당구경기 중 겪게 되는 미묘한 심리 상태, 그에 따라 달라지는 선택을 소개해 본다.

최근 경기에서 필자가 경험했던 상황이었다. 상대편과 나는 똑같이 3점씩 남은 상황이었고 초구인 상대선수가 칠 차례였다. 나는 마음속으로 상대 선수가 남은 3점을 모두 치고 끝내더라도 똑같이 3점을 쳐서 동점을 만들어 승부치기까지 가겠다고 각오한 상태였다. 조금 치사한 것 같지만 깊은 내면의 바람은 상대가 제발 1점만 남기고 실수하길 빌었다.

우연인지 몰라도 상대선수는 마지막 1점을 종이 한 장 차이로 실수하며 나에게 공격권을 넘겨 주었다. 약간 편한 공의 배치를 받아 1점을 득점하고 그림과 같은 배치로 포지션 되었다. 경기 초반이라면 생각할 것도 없이 짧은 쪽으로 ‘옆돌리기’를 시도하고 포지션을 만들려고 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 순간 머릿속에서 많은 고민을 하게 되었다. 경기 후반에 다달은 현재의 테이블과 공의 상태, 그리고 나의 심리 상태이다. 상대편은 1점이 남았고 나는 2점만 득점하면 승리를 할 수 있기에 무조건 득점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 더욱 냉정한 판단을 요구하는 배치였다.

그림 1의 경우 테이블과 공이 부드러운 상황에서는 회전력을 이용하며 편하게 칠 수 있지만 경기 후반에는 타점, 스트록, 두께가 정확하게 구사되지 않으면 실수하기 쉬운 공이다. 경기 후반으로 갈수록 공의 상태는 마찰력이 커져 뻑뻑하게 구르고, 쿠션레일의 회전력 작용도 예민해 진다. 그렇기에 그림1의 선택은 심리적인 긴장감과 함께 많은 위험 요소를 안고있다. 

얼핏보면 그림 2의 선택은 두께를 실수하면 놓치는 공이지만 두께만 맞는다면 적당한 회전력과 자연스러운 스트록으로 가능하기에 오히려 위험 요소가 적다. 필자의 선택은 승리를 가져다 주었고 경기를 복기해서도 마지막 순간의 선택이 옳았다는 확신을 갖게 됐다. 3쿠션을 즐기는 마니아라면 경기 중 이런 고민의 결과가 승리를 안겼을 때 얼마나 즐거운 것인지 실감할 것이다. 

오성규 코줌코리아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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