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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四星, 삼성…‘1등 DNA’클래스가 달랐다
프로야구 4년연속 정규시즌·KS 통합우승
2000년대 7번째 우승컵 등 통산 8회
삼성맨 류중일 감독 ‘믿음야구’결실
톱니바퀴 시스템·선수 신구조화 큰 힘
통큰 투자 삼성그룹 성과주의 빛나격해



삼성의 기업 이미지를 가장 닮았던 소속 스포츠구단은 삼성화재 배구단이다. 성적이 그렇다. 지난 시즌 국내 프로스포츠를 통틀어 사상 처음 7회 연속 우승을 달성했다. 올 봄 삼성그룹 사장단 회의에도 참석한 그는 이 자리에서 “우승의 원동력은 결국 기본을 잘 지키는 것”이라고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삼성이 국내 최대 프로스포츠인 야구에서도 금자탑을 쌓았다. 그리고 이제 패권을 쥐고 달린다. 기업의 1등 DNA가 스포츠구단인 삼성 라이온즈에도 완전히 뿌리내린 까닭이다.

삼성은 지난 1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넥센 히어로즈와 한국시리즈 6차전에서 타선의 폭발을 앞세워 11대1로 완승하고 시리즈 전적 4승2패로 우승했다. 사상 첫 정규리그와 한국시리즈 통합 4연패다. 111년 역사를 지닌 미 메이저리그에서는 뉴욕 양키스, 64년의 일본에선 요미우리 자이언츠만 4연패 기록이 있을 정도로 역대 최고명문팀만 이뤄낸 대단한 기록이다.

프로야구가 출범한 1982년부터 20세기를 보낸 19년간 1985년 단 한 차례 우승에 그쳤던 삼성은 21세기 들어 이번까지 무려 7차례, 통산 8회 우승을 차지했다. 이로써 해태와 KIA가 합작한 통산 10회 우승 기록에도 바짝 다가갔다. 이마저도 가시권이라고 볼 수 있다.

이미 삼성은 역대 페넌트레이스 성적에서 타 구단을 압도하고 있다. 롯데와 함께 유이하게 1982년 한국프로야구 시작과 함께 팀명과 연고지를 유지하고 있는 삼성은 33시즌 페넌트레이스 총합 2026승 1584패 86무 승률 5할4푼8리로 최다승·최다승률을 찍고 있다.

▶무한궤도와 같은 시스템 야구의 힘=삼성 라이온즈는 생태계 파괴범 황소개구리가 아니다. 팀의 절대 전력중 하나인 ‘돌부처’ 오승환을 일본(한신 타이거즈)에 보냈고, 미국에서 돌아온 소방수 임창용은 더이상 ‘창용불패’가 아니었다. 신인왕 출신 중견수 배영섭은 군에 입대했다.

하지만 이를 극복했다. 임창용은 블론세이브가 9개나 됐지만 31세이브로 제 몫은 해냈다. 이번 한국시리즈에서도 2,3차전에 연속 출격해 각각 1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배영섭의 빈자리는 2군 신고선수 박해민이 훌륭히 메웠다. 박해민은 한국시리즈에서 손가락 골절 부상을 입고도 진통제를 맞으며 투혼을 발휘해 사자들의 투지에 불을 지폈다.

빠져나간 전력을 베테랑의 활약과 새 얼굴로 메운다는 게 결코 말처럼 쉽지 않다. 철저한 시스템이 뒷받침되고 있지 않았다면 머릿속의 공상에 그칠 일이다. 베테랑 선수들이 관록을 발휘할 수 있도록 동기를 부여하고 컨디션을 관리한다. 신인들은 우수한 육성시스템으로 기량을 끌어올리고 합리적인 출전기회를 부여한다. 노장의 선전과 새로운 피의 수혈은 그렇게 이뤄진다.

삼성은 철저히 성과주의다. 그리고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아낌없는 선투자가 이뤄진다. 조직원들은 그런 시스템 하에서 실적을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쏟아붓는다. 이런 구조로 이뤄진 무한궤도는 어떤 악조건도 극복해낼 수 있는 힘이 되고 있다.

최첨단 재활센터인 삼성트레이닝센터와 2,3군 선수들의 경기장인 경산볼파크, 야구 기술을 지도하는 비비아크가 이런 시스템 하에서 세워진 대표적인 시설들이다. 가장 돈이 많은 구단인 것도 맞지만, 가장 돈을 제대로 쓴 구단인 것도 맞다.

▶감독 재임 4년에 10번 우승, 류중일 리더십의 힘=프런트를 중심으로 돌아가는 시스템 차원의 선수단 관리를 등에 업고 류중일(51) 감독은 기대에 부응하며 보란 듯이 위업을 달성했다.

그는 정규시즌과 한국시리즈 4연패로 8차례, 그리고 아시아시리즈와 아시안게임에서 한 차례씩 모두 10차례나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2011년 삼성 사령탑에 부임하자마자 당해부터 현재까지 이뤄낸 실적이다. 코끼리 김응용 감독도, 야신 김성근 감독도 이렇게는 못 했다. 앞으로도 다시 나오기 힘든 위대한 이정표로 평가된다.

진정한 승자는 승리에서도 배운다고 했다. 류 감독은 매년 시즌을 시작하며 “이대로는 어렵다”는 경계심을 가슴에 품었다. 선수들에게는 “모두가 자신의 역할을 하면 올해도 우승할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자신을 향해서는 늘 “변해야 한다”고 다그쳤다.

그는 부드러움을 앞세워 권위와 신뢰를 모두 얻은 지도자다. 선수들과 격의 없이 대화했고, 몸을 낮춰 코칭스태프의 의견에 귀 기울였다. 선수들 사이에서는 “감독님이 나를 이렇게 믿어주신다. 믿음에 보답하려면 우승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그 결과가 현재의 영광을 낳았다.

조용직 기자/yj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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