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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데이터랩] 평균연봉 7위팀의 기적…‘염갈량’의 2015시즌 이미
존재감 없던 넥센 한국시리즈 준우승 이끈 염경엽 감독…스타선수 아닌 프런트 출신 사령탑의 눈부신 역전 드라마
그는 자신이 지휘하는 팀과 많이 닮았다. 존재감 없이 시작된 첫 출발, 하지만 어느새 단단해지고 성장했다. 아무도 기대하지 않은 역전 드라마를 쓴 것도 비슷한 운명이다. 마지막 한 계단을 오르지 못해 ‘패자’의 굴레를 썼지만, 그는 자신의 팀 이름처럼 이미 ‘영웅’이다.

염경엽(46) 감독이 이끄는 넥센 히어로즈가 11일 잠실구장에서 끝난 2014 프로야구 한국시리즈에서 4패(2승)를 기록하며 삼성 라이온즈에 우승컵을 내줬다.

염경엽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장에 들어서더니 한동안 말을 하지 못했다. 늘 덕아웃에 꼿꼿하게 서서 그라운드를 주시했던 그의 눈에서 자꾸 눈물이 솟았기 때문이다. 그는 “팬들이 창단 첫 우승을 열망했는데 해내지 못해 죄송하다”고 했다. 하지만 대다수의 야구팬들은 올해 가장 성공한 팀으로 넥센을 꼽고 있다. 외국인 투수 2명을 제외하면 이렇다 할 토종 선발 자원이 없으면서도 박병호 강정호 서건창 등 막강한 타력과 적절한 투수 교체 등으로 정규리그 2위에 올랐다. 평균연봉 7위팀(9883만원)의 기적이었다. 그 뒤에는 부임 첫 해 팀을 창단 첫 포스트시즌에 진출시키고, 올해 한국시리즈 무대까지 이끈 염경엽 감독의 공이 가장 컸다.

공부하는 지도자로 투구 전략, 불펜 운용, 용병술 등을 늘 연구해 ‘염갈량’으로 불리는 염경엽 감독은 현역시절 스타플레이어가 아니었다. 히어로즈 전신인 현대 유니콘스에서 10시즌 동안 통산 타율이 0.195에 그쳤다. 2001년 33세의 젊은 나이에 쫓겨나듯 은퇴했고 곧바로 운영팀에 들어갔다. 그 흔한 지도자 연수도 없이 7년 간 프런트에 몸 담았던 그는 2012년 넥센 새 감독에 선임된다. 스타 선수도 아닌 프런트 출신의 신임 사령탑. 아무도 예상치 못한 깜짝 발탁이었다. 당시 그의 취임 일성은 “소통, 역동, 열정, 젊음을 바탕으로 부족한 퍼즐을 맞춰나가 넥센을 다크호스가 아닌 강팀으로 키워놓겠다”고 했다. 아울러 “김성근 감독의 디테일한 분석야구, 그리고 제리 로이스터 전 롯데 감독의 두려움 없는 야구를 접목시키겠다”고 했다. 당시 그의 말에 크게 귀기울이는 이는 없었지만 지금 넥센은 염 감독이 머릿속에 그린 퍼즐을 거의 완성해 가고 있다.

염경엽 감독은 “더 단단해지는 넥센 히어로즈가 될 수 있도록 다시 준비 잘해서 내년에 올해 못이룬 것을 반드시 이루겠다”고 다짐했다. ‘염갈량’의 2015시즌은 벌써 시작됐다.

조범자 기자/anju101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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