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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팬오션 인수전 뛰어든 하림…“글로벌 곡물사업 진출하겠다”
닭고기 전문업체 하림이 국내 최대 벌크캐리어 업체 팬오션 인수를 위한 입찰에 나섰다. 하림은 JKL파트너스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지난 4일 매각주간사인 삼일회계법인에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했다. 대한해운, 도이치은행, KKR, 한국투자파트너스와 경쟁을 벌일 예정이다.

하림의 팬오션 입찰 참여는 LOI제출 이전부터 해운업계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하림은 1990년 법인 설립 후 양계 및 양계 가공업, 사료제조업 등을 주력 사업으로 해왔고 이제까지 물류 수송업 분야에 진출한 적이 없는 만큼 해운업과의 연관성이 적어서다.

하림이 팬오션 인수에 나선 이유는 사업다각화다. 하림 측은 팬오션 인수를 계기로 글로벌 곡물사업에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국내 민간기업 가운데 사료생산 분야에서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현재 미국, 중국, 필리핀, 베트남 등에 사료업과 축산업을 진출시키며 아시아지역에 대한 수요기반을 확대하고 있는 만큼 안정적인 곡물 수요기반을 갖췄다는 것이 하림 측의 설명이다.

하림 관계자는 “글로벌 곡물유통사업의 중요성을 인식해 아르헨티나, 인도네시아 등에 곡물 공급기반을 조성하기 위한 사업 및 사료원료 유통사업을 진행했다”며 “상업적 곡물수송 분야에서 세계 1위인 팬오션의 운송기반을 확보해 곡물 조달의 안정성을 확보하고 글로벌 곡물사업 진출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사업다각화에 나선 배경 중 하나는 주력 사업인 양계업 분야의 수익성 악화다. 하림은 3분기에 46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대비 적자전환했다. 매출은 2075억원으로 9.1% 줄었고 당기순손실도 47억5400만원으로 적자전환했다. 닭고기 공급과잉으로 관련 시장이 포화상태를 이루면서 업종간 경쟁이 심해졌고 실적도 점차 악화되고 있다. 팬오션 인수를 통해 곡물 유통사업 비중을 늘리며 신성장동력을 확보하겠다 것이 하림의 청사진이다.

하지만 하림의 팬오션 인수에 대한 우려의 시각도 존재한다. 일단 팬오션의 몸값을 하림이 감당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다. 팬오션의 인수가격은 7000억원 안팎으로 평가되고 있다. 여기에 팬오션의 우발채무까지 더하면 최종 회생채권 규모는 1조원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하림의 현금성 자산은 196억원(반기보고서 6월 말 기준)에 불과하다. 재무적투자자인 JKL파트너스와 컨소시엄으로 입찰에 참여하긴 했지만 인수 이후에도 팬오션 운영에 적잖은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또한 하림이 대형 화주는 맞지만 전략 물자 수송을 맡아온 팬오션의 물량에 비해 규모가 크지 않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박수진 기자/sjp10@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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