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런데 그로부터 5개월여 뒤인 현재 분위기는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84㎡ 이하 중소형 단지는 물론이고, 그 이상의 중대형 단지에서도 웬만하면 청약률 수십대1의 높은 경쟁률을 보이는 단지가 속출하고 있습니다. 일부 관심있는 사람들 위주로 북적이던 견본주택은 불과 몇개월만에 한두시간을 기다려야 겨우 들어갈 수 있을 만큼 인파로 북적입니다. 견본주택 앞은 아수라장 일보 직전입니다.
31일 견본주택을 오픈한 GS건설의 미사강변센트럴자이 분양 현장에는 아침부터 긴 줄이 늘어섰습니다. GS건설 관계자는 “대치 자이갤러리는 실수요자, 지역 주민 등이 주로 방문하기 때문에 이곳에 이렇게 긴 행렬이 늘어서는 건 진풍경”이라며 한껏 고무된 얼굴로 “여기까지 찾아왔다는 건 그만큼 실제 청약으로 이어지는 진성 방문객이 많다는 의미”라고 분석했습니다.
그렇다면 5개월 전 분양한 미사강변 푸르지오나 더샵과 미사강변센트럴자이가 얼마나 달라졌는지 알아볼까요. 세 개 단지 모두 같은 미사강변도시 택지 안에 위치하고 84㎡ 이상인 단지 성격도 비슷하며 분양가도 3.3㎡당 1300만원대로 비슷합니다. 브랜드가 다르긴 합니다만 GS건설, 대우건설, 포스코건설 등 모두 주택건설업계에서 내노라하는 건설사여서 차별적으로 비교하기엔 무리가 따릅니다.
물론 향후 미사강변센트럴자이의 청약 경쟁률을 좀 더 지켜봐야 하겠지만 견본주택 방문객 숫자 면에서 이미 그 열기가 훨씬 다르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불과 5개월만에 반전된 시장 상황을 목도하면서 “도대체 왜 이렇게 바뀌었을까?”, “부동산은 심리라더니 역시 그런 것일까?” 각종 의문이 꼬리에 꼬리를 뭅니다.

물론 이게 다 정부의 9.1부동산대책과 한국은행의 금리인하 때문이라고 잘 알고 계시겠지요? 그러나 웬만한 정부 정책이 발표되더라도 꿈쩍도 않던 부동산 시장이 9.1대책 한방으로 이렇게 과열될 수 있는 걸까요. 도대체 이들을 움직이는 진짜 동인은 뭘까요.
아파트 건설사 직원들도 하루아침에 급변한 상황에 대해 고개를 갸웃거리기는 마찬가지입니다. 한 직원은 “요즘 견본주택 앞에 장사진을 이루는 행렬을 보면 그간 5~6년간 아파트 분양 불경기 시절 한산했던 견본주택 현장이 오버랩되면서 ‘그동안 견본주택에 안 나오고 어떻게 참고 계셨을까’하는 생각이 든다”며 “확실히 분위기가 달아오른 건 사실인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분위기, 그렇습니다. 뭔가 될 것 같은 분위기, 이 상황에 가만 있으면 안 될 것 같은 분위기를 모두가 느끼는 그런 시기인 것 같습니다. 부동산은 심리라더니 분위기에 따라 움직이는 대중들의 모습을 보면서 역시 부동산은 심리 게임 같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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