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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키드’ㆍ‘렛 잇 고’의 주인공 박혜나…뮤지컬 ‘셜록홈즈’로 돌아온다
[헤럴드경제=신수정 기자] “‘렛 잇 고’ 오디션은 ‘위키드’ 공연 초반일 때라 부담스러워서 거절해야하지 않을까 생각을 했었어요. 이렇게 많은 인기를 누릴 작품이라고는 생각도 못하고 불렀는데 그게 이렇게 큰일이 됐네요. 작다고 생각한 일들이 결코 작지 않았어요. ‘좋은 일이든 나쁜 일이든 나를 스쳐가는 일 하나도 버릴 게 없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됐죠”

지난 1년동안 뮤지컬 배우 박혜나에게 큰 기회가 두번 찾아왔다. 대형 뮤지컬 ‘위키드’에서 옥주현과 함께 주인공 엘파바역에 더블 캐스팅됐고, 전세계적으로 인기를 누렸던 애니메이션 영화 ‘겨울왕국’의 히트곡 ‘렛 잇 고’의 한국어 버전인 ‘다잊어’를 불러렀다. 8년간 무명이나 다름없었던 박혜나는 폭발적인 가창력으로 주목을 받으며 단숨에 스타로 떠올랐다.

박혜나는 지난 5일 10개월간 대장정을 이어온 ‘위키드’를 마치고, 오는 11월 13일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개막하는 ‘셜록홈즈:앤더슨가의 비밀’에서 명탐정 셜록 홈즈의 조수인 왓슨역으로 다시 무대에 선다. 2011년 초연 당시 한국뮤지컬대상 최우수작품상 등 11개상을 휩쓸었던 작품이다.


지난 23일 서울 압구정의 한 카페에서 만난 박혜나는 평소에도 추리물을 좋아해 출연을 결심하게 됐다고 말했다.

“셜록 홈즈는 독특한 천재지만 왓슨은 옥스퍼드대학을 나온 일반적인 천재잖아요. 돈벌이보다 범법자들과 싸우기 위해 셜록을 돕는 정의로운 왓슨을 잘 표현하고 싶어요. 셜록 홈즈역을 맡은 배우들과는 무대에서 이번에 처음 호흡을 맞추지만 모두 이전부터 알고 있던 사이예요. 김도현 배우는 대학교 때 워크숍을 통해 같이 작품을 만든 적도 있죠”

‘위키드’ 공연 당시 초록마녀 엘파바역을 하며 초록색 분장으로 얼굴을 뒤덮고 온몸을 가리는 검은 드레스를 입었던 박혜나는 ‘셜록홈즈’에서도 트렌치코트에 셔츠 등 중성적인 복장을 입는다.


하지만 분장을 지운 박혜나는 단아하고 여성스러운 외모에 말투도 차분했다. 취미는 ‘일기 쓰기’라고 했다.

“배우생활 초반에는 힘들었어요. 어릴 때는 외모가 더 여성스러운데다 목소리는 세다보니 조합이 안 맞아서 역할을 맡기가 힘들었죠. 뮤지컬 ‘싱글즈’의 동미역을 맡으며 연약한 여성보다 주도적이고 자아가 강한 여성 역할로 자리를 잡았죠. 무대에서 그런 역을 많이 하다보니 제 실제 성격도 점점 그런 쪽으로 바뀌는 것 같아요”

특히 박혜나 특유의 파워풀한 목소리를 내는 비결을 묻자 ‘밥심’이라는 답이 돌아왔다.

“체중이 빠지면 힘이 들어서 노래가 잘 안되는 스타일이예요. ‘위키드’의 경우 에너지 소모가 많아 소화제를 먹어가며 식사량을 점점 늘리기도 했죠. 다른 여배우에 비해 가리지 않고 잘 먹는 편이예요. 역할을 잘 못 맡을 때 다이어트도 해봤는데 소리가 안 나오더라구요”

박혜나는 지난 2006년 소극장 뮤지컬 ‘미스터 마우스’에서 엄마, 양양이, 지나가는 해인 등 1인 다역을 소화해내는 앙상블(합창ㆍ군무를 맡은 배우)로 데뷔한 이후 뮤지컬 ‘달콤한 나의 도시’ ‘남한산성’ ‘파리의 연인’ ‘심야식당’ 등에 출연했다.

처음 대극장 뮤지컬 주연을 맡은 것은 지난 2010년 성남아트센터에서 공연한 ‘남한산성’에서 난생역이다. 이후 2011년 대극장 뮤지컬 ‘모차르트’에서는 정선아와 함께 주인공 콘스탄체역을 맡았지만 상대적으로 출연 횟수가 적었다.

“창작 뮤지컬을 주로 하다보니 라이센스 뮤지컬과 달리 동선이나 어쩔때는 대사까지 배우가 만들어야 할 때가 많았어요. ‘위키드’의 리사 리구일로 연출은 제가 상황을 빠르게 받아들인다고 말씀하시더라구요. 그 상황에 맞는 좋은 움직임 등을 찾아내기 위해 노력했왔던 것이 엘파마역을 따내는 데 도움이 됐던 것 같아요”

앙상블에서부터 차근차근 계단을 밟아 마침내 정상급 배우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지만 박혜나는 여전히 담담하고 겸손했다.

“그동안 수없이 많은 오디션을 봐왔고, 붙을 때보다 떨어질 때가 많았어요. 배우로서 고민이 많을 때 ‘위키드’가 다가와서 기회를 잡았지만 그 과정에서 저 혼자 할 수 있었던 것은 아무것도 없어요. 주위 사람들에게 감사하고, 공연을 통해 힘을 얻으시는 분들을 많이 만나며 제 직업에 대한 책임감을 더욱 느끼게 됐습니다. 앞으로도 저에게 다가온 역할들은 최선을 다해 열심히 해내겠습니다”

ssj@heraldcorp.com

사진=박해묵 기자/moo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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