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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원동 전 청와대 경제수석 “피케티 ‘21세기 자본’, 한국 현실에 맞지 않아”
“성장 이끄는 투자 역할 간과…부동산에만 적용돠는데 한국은 누진세 있어”


[헤럴드경제=신상윤 기자]조원동<사진> 전 청와대 경제수석(중앙대 석좌교수)이 올해 전 세계에 파장을 불러 일으킨 토마 피케티 파리경제대(EHESS) 교수의 저서 ‘21세기 자본’에 대해 “한국 현실에 맞지 않는 측면이 있다”며 “이 책의 이론을 섣불리 적용하기에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조 교수는 23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한국경영자총협회 주최로 열린 제203회 ‘경총 포럼’에 참석, ‘피케티 ‘21세기 자본’ 감상법’이란 제목으로 강연했다.

그는 “피케티 교수는 저축이 부의 축적으로 연결된다고 하지만, 한국의 경우 저축은 투자로 연결되고 있다”며 “그가 얘기한 부정적인 역할을 하는 자본은 대부분 부동산인데, 한국은 이에 대해 이미 종합부동산세 같은 누진세를 적용 중”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

조원동 중앙대 경영경제대학 석좌교수가 23일 오전 조선호텔에서 열린 경총포럼에서 "피케티 21세기 자본 감상법"에 대해 강연하고 있다. 박현구 기자phko@heraldcorp

피케티 교수는 ‘21세기 자본’을 통해 미국, 프랑스 등 선진 8개국의 300년 가까운 납세 자료를 분석한 결과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이 돈을 버는 속도(자본수익률)는 경제의 성장 속도(성장률)보다 빠르다고 지적했다. 또 고령화 등으로 성장률이 떨어지면 자본의 소득 집중도는 더욱 심화돼, 자본주의가 중세의 세습 자본주의로 변질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에 대한 대책으로 고소득자에 대한 세율을 대폭 올리고 자본 도피를 막기 위해 글로벌 부유세 등 누진세를 도입할 것을 제시했다.

이에 대해 조 교수가 피케티 교수의 이론이 투자의 중요성을 간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저축은 부의 축적이며 경제성장률이 제로가 되면 모든 저축의 부의 축적으로 나타난다는 것이 피케티의 이론이지만, 한국의 경우 투자는 여전히 중요하며 높은 설비투자가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원동 중앙대 경영경제대학 석좌교수가 23일 오전 조선호텔에서 열린 경총포럼에서 "피케티 21세기 자본 감상법"에 대해 강연하고 있다. 박현구 기자phko@heraldcorp

피케티 교수는 ‘21세기 자본’을 통해 “자본이 투자될수록 노동이 대체된다”며 “자본이 1단위 늘면 그 대체 탄력성으로 인해 노동이 1단위 이상 감소해 임금도 준다. 즉, 투자는 고용 없는 성장을 초래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조 교수는 “감가상각은 자본의 축적을 더디게 하는 역할을 수행한다”며 “한국의 경우 감가상각이 서구에 비해 높다”고 강조했다

다만 조 교수는 “임금 소득 불균형, 고용 없는 성장에 대한 해법 마련이라는 한국 경제에 대한 처방전이 필요하다는 데에서 피케티 교수의 이론은 중요하다”며 “자본수익률 대신 경제성장률을 높이고, 무너져 가는 중산층을 복원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k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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