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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은행연체자 12만…신용불량 대한민국
기업대출 연체자 2만7761명 상반기 급증
가계대출 연체자도 9만3559명 훌쩍

시중銀 연체율 상승…KB 상승폭 최고
다중채무자 대출잔액 296조 증가세



빚을 갚지 못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지난해 말만 하더라도 하강 곡선을 그렸던 연체자 수는 올 상반기 들어 치솟았다. 짙어진 경기침체의 그림자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최근 기준금리 인하로 빚 상환부담이 줄어들 전망이지만, ‘빚을 내 빚을 갚는’ 사람들에게 금리인하는 남의 얘기다. 이미 상환능력을 잃어버렸기 때문이다. 가계부채가 한국경제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경고가 ‘진행형’이다.

20일 금융감독원의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올 6월말 현재 국내 18개 은행의 연체자 수는 12만1363명으로 집계됐다. 2012년 13만5154명에 달했던 연체자 수는 지난해 말 11만4388명으로 급감했다. 그러나 올 상반기 상승 반전했다.


세부적으로 보면, 기업대출 연체자는 2010년말 2만2829명에서 올해 6월말 2만7761명이 됐다. 2012년말 2만9646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지난해 말 감소하다가 올들어 가파른 상승 곡선으로 바뀌었다.

가계대출도 마찬가지다. 올 6월말 현재 연체자 수는 9만3559명으로, 지난해 말 8만9095명을 훌쩍 뛰어넘었다. 서민금융상품과 채무조정 프로그램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사정이 이렇게 되자 주요 5개 시중은행의 연체율은 일제히 상승했다. 올 7월말 현재 KB국민은행의 연체율은 0.96%다. 2013년말 대비 0.22%포인트 올라간 것으로, 5개 은행 중 상승폭이 가장 컸다.


이어 상승폭이 큰 곳은 하나은행으로 같은 기간 0.40%에서 0.59%로, 신한은행 0.39%에서 0.52%, 외환은행 0.51%에서 0.57%, 우리은행 1.18%에서 1.19%로 각각 증가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경기변동에 취약한 중소기업의 연체율이 악화할 가능성이 높은데다 금리인하로 가계대출 규모가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리스크 요인이 추가된 셈이다.

연체 가능성이 높은 다중채무자(3개 금융기관 이상 대출 보유자)의 대출잔액도 증가하고 있다. 올 6월말 현재 이들의 대출잔액은 296조3000억원에 달한다. 2012년말에는 291조8000억원, 지난해 말에는 292조6000억원이었다.

특히 2금융권의 증가세가 가파르다. 은행의 다중채무자 잔액은 2011년말 162조2000억원에서 올 6월말 154조5000억원으로 감소했다. 반면 ▷보험권 12조2000억원에서 15조1000억원 ▷상호금융(새마을금고 포함) 77조9000억원에서 83조2000억원 ▷여신전문금융회사 31조2000억원에서 35조3000억원으로 각각 늘어났다. 2금융권에서 저축은행만 구조조정 여파로 감소했을 뿐이다.

2금융권 대출자의 신용도는 1금융권보다 낮다. 연체 가능성을 높이는 대목이다. 올 6월말 현재 다중채무자의 대출잔액에서 7등급 이하 저신용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보험 15.2% ▷상호금융 22.5% ▷저축은행 57.3% ▷여전사 26.9%다. 은행은 11.3%에 불과하다.

조동석 기자/dsch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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