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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슈퍼리치-이슈]10년만에 5조원대 갑부된 ‘서핑광’..고프로 ‘닉 우드만’
[특별취재팀 = 홍승완 기자] ‘하고 싶을 일만 자유롭게 하면서 부자가 되는 것’ 만큼 행복한 일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최근 미국 IT 업계에는 바로 그렇게 부자가 된 ‘젊은 왕자님“이 한 사람 있다. 바로 웨어러블 카메라 전문 업체인 고프로(GoPro)의 닉 우드만(NIck Woodman) 회장이다. 

사진=닉 우드만


지난 6월 27일 나스닥(NASDAQ) 상장 당시 28.65달러이던 고프로의 주가는 지난달 말 87.6달러까지 상승했다. 지난 3개월동안의 상승률만 220%가 넘는다. 회사가치는 110억달러, 우리 돈으로 11조원을 넘어섰다. 이에 따라 우드만 회장의 지분가치도 50억 달러를 넘어서게 됐다. 우리나라의 왠만한 재벌기업 회장들을 능가하는 규모다. 

사진=고 프로 주가


우드만은 1975년생으로 우리나이로 갓 마흔이 된 젊은 사업가다. 캘리포니아 대학 샌디에이고 캠퍼스에서 시각 예술을 전공한 그는 대학 졸업후 온라인 게임 회사인 펀버그(Funbug)를 창립하고 야심차게 사회생활을 시작한다. 하지만 회사는 닷컴버블의 붕괴속에 오래 가지 못하고 망하게 된다.
사업에 실패한 그는 머리를 식히기 위해 호주와 인도네시아 등지로 한달간의 여행을 떠난다. 여행의 테마는 그가 가장 좋아하는 서핑. 그는 어려서부터 서핑광이었다. 미국전역의 좋은 해변을 찾아 서핑을 즐기는게 그의 가장 큰 취미였다. 캘리포니아 대학 샌디에이고 캠퍼스를 선택한 것도 서핑을 즐기기 좋은 해변이 학교의 코앞에 있다는 이유에서 였다.
결과적으로 이 여행은 그를 바꿔 놓는다. 서핑 보드와 함께 챙긴 ‘별난 준비물’ 하나 덕분이었다. 바로 카메라다. 그는 이전부터 자신이 서핑을 즐길 때의 순간을 사진에 담고싶어했다. 거세게 다가오는 파도의 모습이나 물에 빠졌을 때의 느낌 같은 것을 사진으로 찍어 친구들에게 보여주고 싶어했다. 그래서 35㎜ 방수 디지털 카메라에 고무 밴드를 직접 달아 팔목이나 발목에 찰 수 있게 스스로 카메라를 개조했다.
그는 여행중 서핑을 하면서 찍은 사진이나 영상을 미국에 있는 친구들에게 보냈다. 이게 아주 반응이 좋았다. 쉽게 담아내기 힘든 생동감 넘치는 사진에 친구들이나 서핑동호인들이 크게 환호했고, 카메라를 구할 수 없겠느냐는 문의도 답지했다.

사진=고프로 카메라


여기에 자극을 받은 우드만은 아예 스스로 익스트림 스포츠용 웨어러블 카메라를 만들기로 작정한다. 미국으로 돌아온 그는 수차례의 도전 끝에 방수형 플라스틱 케이스에 작은 카메라를 담아낸 형태의 제품을 만들어낸다. 제품에 자신감을 가진 그는 자신이 가진 3만 달러에, 어머니와 아버지, 아버지 친구등으로 부터 총 13만5000달러를 투자 받아 2002년 회사를 설립한다.

회사는 우드만이 놀랄 정도로 빠르게 성장한다. 서퍼들 뿐만 아니라 등반가, 스케이트보더, 패러글라이더, 싸이클 선수 등 다양한 취미활동을 하는 사람들이 고프로의 웨어러블 카메라를 찾았기 때문이다. 고프로 역시 이수요에 대응할 수 있는 다양한 분야의 웨어러블 카메라를 내놓는다. 

사진=고프로 카메라


2010년 이후 본격화된 스마트폰의 보급화는 이같은 흐름을 더욱 가속화한다. 동영상의 업로드와 공유가 훨씬 자유로워지면서 고프로 카메라를 찿는 소비자층은 익스트림스포츠 매니아에서 일반인으로 확대된다. 덕분에 설립 첫해 35만달러 수준이던 회사 매출은 2012년에는 5억2100만 달러로, 2013년에는 9억8500만 달러까지 확대되었고, 올해 마침내 나스닥에 입성하게 됐다.
현재 고프로와 우드만에 대해서는 우려와 기대의 시선이 공존하는 상황이다. 회사 가치가 과대평가 되어 있다거나 오래 가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있지만, 반대로 여전히 웨어러블 카메라가 파고들 수 있는 시장이 많다는 기대의 목소리도 크다. 우드만 역시 HD, 3D 영상 관련 회사들을 인수하면서 고프로의 추가성장을 위한 준비를 착실히 해나가고 있다.
고프로가 앞으로 얼마나 성장할 지는 더 지켜볼 일이다.하지만 영감과 몰입, 기술과 취향, 직관, 자유로운 도전 등이 결합돼 이뤄진 고프로의 성공 자체는 이성과 정책적 접근, 20세기적 사업관으로만 창조경제를 돌파해내려는 대한민국에게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sw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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