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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건(Vegan), 내몸과 지구를 살린다
[헤럴드경제=오연주 기자] “채식주의자입니다”라고 자기소개를 하는 이가 있으면 요즘에는 질문 하나가 곧 뒤따라온다. “어디까지 먹는, 어떤 종류의 채식주의자세요?”

이를테면 채식으로 유명한 가수 이효리는 페스코(Pesco) 채식주의자로 분류하는 것이 맞겠다. 가금류, 조류는 먹지 않지만 어류는 먹는다. 채식을 하는 유명인들이 늘어나고, 건강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채식의 종류에 대한 이해도도 높아지는 중이다.

그 중에서도 비건(Vegan)이라는 말은 지나가며 한두번 들어봤음직한 단어다.

비건은 육류, 생선은 물론 우유나 계란도 먹지않는 완벽한 채식의 단계를 말한다. 아직 직장 회식 자리에서 삼겹살만 안 먹어도 불편한 시선이 쏟아지는 분위기지만 완전한 채식주의자 비건으로 살아가는 이들이 늘고 있다. 


▶내 몸과 지구를 살리는 채식= 전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비건으로 통하는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은 대통령 재임 당시 패스트푸드와 기름진 고기를 사랑한다고 공공연히 밝히고 다녔다. 하지만 퇴임 후 두 차례 심장 수술을 받은 뒤 완전한 채식주의자로 변했다. 국내에선 이효리, 김효진, 한가인, 송일국, 김제동 등이 대표적인 채식주의자다. 이 중 김제동은 비건 채식주의자로 알려져있다.

지난해 출간돼 화제가 된 ‘채식의 배신:불편해도 알아야 할 채식주의의 두얼굴’(리어 키스 저) 등의 책처럼 채식이 도리어 건강을 해친다는 반격도 나오고 있지만, 서구화된 식습관에 길들여진 이들에게 채식은 여전히 건강으로 가는 지름길로 통한다.

채식을 하면 몸이 약해질 것이라는 것도 편견이라는 것이 채식주의자들의 말이다. 근육을 만들기 위해 닭가슴살과 계란을 많이 먹는 것이 정석으로 알려져 있지만 채식만 하는 ‘몸짱’도 있다. ‘비건빌더’로 유명한 도혜강 트레이너는 “채식만으로도 충분한 단백질 섭취가 가능하다”고 강조한다.

비건이 되는 또 하나의 중요한 이유는 생태주의에 대한 신념이다. 내 입에 고기 한점이 들어오기까지 어떤 일들이 벌어지는가를 고민하는 것이다. 실제 고기 1㎏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곡물 7㎏이 필요하다고 한다.

국내 식품업계 중 유일한 채식전문 기업으로 출발한 베지푸드의 이승섭 대표는 “우리가 먹는 음식이 미래의 우리와 세상의 모습을 결정한다고 믿는다”며 “우리 몸을 살리고 동물을 사랑하는 마음을 키우며 지구를 지키는 것이 비건채식”이라고 말한다. 


▶비건도 ‘잘’ 먹고 산다= 삼겹살쌈을 먹는 비건을 본다면 깜짝 놀랄 것이다. 그러나 충분히 가능한 장면이다. 얼핏 보면 영락없는 삼겹살로 보이지만 사실 밀고기와 곤약으로 만들어진 비건용 삼겹살이다. 삼겹살 비계를 곤약으로 만들어 시각적으로도 먹는 재미를 더한 것이다. 채식은 풀만 먹는 재미없는 것이라는 생각은 일찌감치 버리는 것이 좋다.

비건 인구가 늘어나면서 이들을 위한 식재료도 다양해지고 있다. 국내 채식인구는 50만명 정도로 추정되는데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추세이기 때문에 시장 전망도 밝은 편이다. 채식 전문 쇼핑몰에서 판매하는 재료를 잘 활용하면 일반인 식사와 거의 다를 것 없는 상차림을 할 수 있다.

집에서 먹는 것은 그나마 할만 하지만 외식이 힘들었던 비건을 위해 비건 레스토랑이나 비건 베이커리도 속속 늘어나고 있다지난 5월 KBS2 ‘인간의 조건’에서 출연자들이 채식을 실천하며 찾은 비건 카페에서 콩고기로 만든 요리를 먹으며 감탄하는 장면은 채식의 세계를 접해보지 못한 보통사람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우유와 버터, 달걀을 먹지 않지만 비건들도 맛잇는 빵을 먹을 수 있다. 동물성 재료를 일절 사용하지 않고 순 식물성재료로만 사용하여 빵을 만드는 것은 얼마든지 가능하다. 가까운 비건 베이커리를 찾아보거나, 시중에 나와있는 다양한 채식 베이킹 책을 활용해 직접 만들어 볼 수 있다.

또 커피 중에서 우유가 들어간 라떼 종류를 즐기는 이들도 굳이 취향을 바꿀 필요가 없다. 최근 커피 전문점들은 우유 대신 두유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우유를 피하는 이들이 늘어나면서, 선택지는 더 넓어져 해외에서는 우유나 두유는 물론 아몬드음료를 선택할 수 있는 곳도 생겼다.

o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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