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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쉼표> 동메달리스트의 미소
1995년 코넬대 사회심리학자 빅토리아 메드베크와 토마스 길로비치는 올림픽 메달리스트와 관련한 흥미로운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올림픽에서 동메달을 받은 선수가 은메달을 받은 선수보다 승리에 더 기뻐한다는 사실이다. 은메달리스트는 금메달을 놓친 것에 좌절한 반면, 동메달리스트는 4위로 밀려나 아예 메달을 받지 못할 수도 있었기 때문에 만족해 한다는 것이다. 이는 성취를 ‘되었을 수도 있었을 것‘과 비교하는 가정법적 사고에 기인한다. 연구팀은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비디오 영상을 분석, 경기 직후와 수상자 발표 후로 나눠 메달리스트의 행복을 점수로 매겼다. 이 결과, 경기 직후 은메달리스트는 10점 만점에 평균 4,8을, 동메달리스트는 7.1을 기록했다. 메달시상식에선 은메달리스트의 행복수치는 4.3으로 더 떨어졌고, 동메달리스트도 5.7로 뚝 떨어졌지만 행복감은 은메달리스트보다 높았다. 이는 2006년 샌프란시스코 주립대 심리학자 데이비드 마쓰모토가 2004년 아테네 올림픽 유도 메달리스트들의 얼굴표정을 분석한 것과도 일치한다, 경기 직후 동메달리스트와 금메달리스트는 즉시 미소를 지은 반면, 은메달리스트에게선 미소가 없었다. 은메달 수상자의 표정은 무표정(29%), 경멸(14%), 슬픔(43%) 등 오히려 부정적이었다. 연단포즈에선 은메달리스트도 어떻든 미소를 짓기 마련. 그러나 미소의 종류를 주의깊게 들여다본 결과, 은메달리스트의 미소는 강요된 듯 부자연스러웠다고 연구팀은 지적했다. 아시안게임 남자 자유형 400미터에서 3연패를 노린 박태환 선수가 중국의 쑨양과 일본의 하기노 고스케에 밀려 동메달을 차지했다. 힘에 부쳐 보였던 그는 쑨양에게 다가가 환한 미소로 축하했다. “아쉽지만 그래도 그동안 열심히 했기 때문에 동메달을 땄다고 생각한다”는 박태환의 말이 여운을 남긴다.


이윤미 기자/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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