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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광화문칼럼-김상복>지적하는 사회에서 지지하는 사회로
김상복 한국코치협동조합 대표


‘지지(支持)’하면 나아가고 ‘지적(指摘)’하면 가던 길도 멈춘다.

당신은 언제나 자신이 생각하는 올바른 방향을 지적해 주는 리더인가. 상대는 당신의 정확한 지적을 고마워하고 언제나 다시 촌철살인(寸鐵殺人)의 지적을 기다리고 있다고 생각하는가.

그래왔다면 이제 당신의 ‘말 한마디’ 방향을 자기자신에게 향하게 해야 할 것이다. 왜냐하면 당신의 지적은 상대방의 가던 길도 멈추게 하기 때문이다. 생각해 보자. 소위 올바른 지적이라는 것도 한두 번이지 반복되면 결코 마음까지 얻을 수는 없다.

당신이 지적에 머물지 않고 상대를 지지하는 리더십이라면 당신과 함께 가는 이들은 가던 길을 더 힘차게 갈 것이다. 힘이 부치거나 가던 방향에 의문이 들면 언제나 뒤돌아 당신의 얼굴을 쳐다볼 것이 틀림없다. 당신과 눈을 맞추고 귀를 기울이기 위해서. 그러면 마음도 얻게 된다.

당신이 언제나 즐기며 장기자랑 하는 촌철살인의 ‘지적’이라는 것도 그렇다. 촌철살인이란 ‘먼지처럼 일렁이는 번뇌를 가라앉히고 정신 집중하여 얻은 사물과 마음의 작은 이치(理致)로 사람을 변화시키고 감동시킬 수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그 이치를 쓰기까지에는 자기 마음에 깊이 담아 발효된 지혜로 벼려내야 한다. 그래야 진동과 여진이 남는 이치로 농익을 것이다. 그것마저도 잘 써야 한다. 자신이 ‘현재 이 순간’ 옳다고 생각하는 것도 파도와 같이 일렁이는 물결같은 생각이기에 쓰고자 할 때를 골라 잘 써야 한다. 즉 쓸 줄 알고 써야 한다. 상대가 안에서 마음의 문고리를 틀어쥐고 있을 경우 촌철살인의 지혜인들 정확한 ‘지적’인들 어찌 통할 수 있겠는가.

그러나 지지하는 리더십은 전혀 다르다. 모든 사람은 매 순간 자기 나름의 최선을 다하고 있다. 그래서 지지는 언제나 가던 길을 그대로 한 발 더 나아가게 한다. 현재 무능감을 드러내고 한가로이 주차(駐車)하고 있는 이들도 들여다 보면 다 이유와 동기가 있기 마련이다. 만약 당신이 그에게 다가서서 두드려 본다면 그것을 더 잘 알 수 있다. 어떤 최악의 경우라 하더라도 그는 잠시 고뿔에 걸려있을 뿐이다. 돌려서 말하면 단지 ‘기다림’이라는 약이 필요한 경우다.

지지는 지지받는 상대에게 효능감을 높여준다. 자기 효능감(self-efficacy)은 주어진 과제와 자기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는 자기능력에 대한 자가평가다.
그렇기 때문에 효능감이 높을수록 과제 수행력과 달성률을 높일 수 있다. 효능감을 높이는데 지지만큼 훌륭한 처방은 없다. 삶의 고뿔에 걸려 잠시 멈춰있는 조직 내 잠자고 있는 부하에게도 마찬가지다. 리더의 지지 한마디와 ‘기다릴 수 있다’는 몸짓언어가 더해진다면 가던 길, 하던 일을 지속하게 하고 멈춰있는 이들도 피어나고 움직이게 된다.

지적하는 리더는 촌철살인의 언어가 아무리 정확하다 할지라도 결코 지지의 리더십을 따를 수 없다. 부모나 리더의 지적을 받은 자녀나 부하는 하던 일을 머뭇거리고 의심이 들게 하기 때문이다. 지적은 그것이 효과가 있다 할지라도 상대에게 효능감을 떨어뜨리는 부작용을 남긴다. 지적하는 사람 자신에게도 그것이 몸에 배게 되면 십중팔구 ‘협박의 습관’을 자신의 몸짓언어로 갖게 만든다. 이는 부모나 리더 자신을 파괴하는 독이 되기 십상이다.

지적하고 싶은 유혹은 어디에서 오는가. 공격하고 이기고자 하는 욕구와 충동이 날 것 그대로 나온 것이다. 서로 잘하고자 부딪히고 줄을 서고자 하는 경쟁하는 힘의 분출이다. 오래전부터 익숙해진 우리들의 이런 패턴이 지적하는 부모와 리더를 만들었고 그런 가정과 조직이 되었다. 이른바 ‘지적질’로 이루어진 지적사회가 된 것이다. 지적하는 사회는 발전과 성장을 멈추게 하고 구성원을 강박과 신경쇠약에 내몰고 만다.

이제는 지적사회에서 지지사회로 갈 일이다. 지지사회는 누리는 자와 상실하는 자를 만들어내기보다는 존중과 협력 관계를 만들어 낸다. 자녀와 부하를 머뭇거림없이 나아가게 한다. 각자가 갖고있는 고유한 능력과 자기다움을 그대로 꽃피게 만든다. 지지사회는 구성원들에게는 다양한 꽃으로 피게하는 어울림에 물들게 한다. 지지사회가 바로 행복사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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