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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64주년 맞는 낙동강방어선전투, 재평가되어야…
백선기 칠곡군수 

1950년 9월, 북한의 기습 남침으로 수세에 몰렸던 대한민국 국군과 유엔군의 대반격이 시작되었다. 이름하야 ‘인천상륙작전’. 이를 통해 우리는 수세(守勢)에 몰린 전세를 공세(攻勢)로 전환할 수 있었고, 적에게 뺏긴 수도 서울을 탈환하는 결정적인 계기를 마련할 수 있었다. 허나 이 같은 쾌거에는 잊혀진 전투가 하나 있다. 바로 낙동강 방어선 전투이다.

맥아더 유엔총사령관이 처음 수원에 도착하였을 때만 해도 연합군은 손쉽게 전쟁을 마무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대전이 북한군에 넘어가고 이어 7월, 미 24사단이 풍비박산나자 국군과 연합군의 불안감은 커져만 갔다. 이어 8월, 낙동강선까지 후퇴하게 되자 당시 미(美) 8군 워커 사령관은 더 이상 물러설 수 없는 최후의 방어선을 마련한다. 그리고 모든 장병들에게 외친다. ‘고수 아니면 죽음(Stand or Die)’이라고. 이후 2개월 간 펼쳐진 전투가 바로 세계 전사에 길이 남는 낙동강 방어선 전투이다. 북한군과 물러설 수 없는 격전을 펼친 이 전투를 통해 인천상륙작전을 준비할 수 있었으며, 후퇴에서 반격으로 전세를 전환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 낙동강 방어선 전투를 기억하는 이가 얼마나 되는가? 아니 그보다 6·25 전쟁을 제대로 기억하고나 있는 가? 최근 안전행정부의 조사에 따르면 중·고교생 청소년의 절반 이상이 ‘6·25전쟁 발발 연도를 주관식으로 쓰라’는 질문에 정확한 답변을 기재하지 못했다고 한다. 비단 청소년뿐만 아니다. 같은 조사에서 19세 성인의 35.8%도 역시 정확한 답변을 내지 못했다.

불과 60여 년 전에 이 나라, 이 땅에서 일어났던 비극의 전쟁이 시간이 흐르고, 휴전이 길어지고, 세대가 지나면서 희미하게 잊혀가고 있다. 여기에 전쟁을 직접 경험한 기성세대와 그렇지 않은 전후세대간의 인식의 격차도 점점 벌어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전쟁은 아픔인 동시에 세대를 초월하여 모두가 함께 되새겨야 할 교훈이다. 특히, 전쟁을 기억하고 기록하는 일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반세기가 지난 지금 이를 증언할 수 있는 참전용사도 하나 둘 우리의 곁을 떠나고 있고, 입시 위주의 교육에서 안보교육은 요원하기만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역사를 바로 알고 이를 전달하는 것은 우리의 숙제이다. 전쟁의 아픔과 평화의 소중함을 되새기고 올바른 역사관과 및 책임 있는 안보의식을 후손들에게 제대로 전달해야 한다. 역사를 제대로 기억하지 못하는 민족에겐 또 다시 비극이 찾아오기 때문이다.

이러한 가운데 경북 칠곡에서 전후세대와 전쟁세대가 함께 전쟁의 참상을 경험하고 평화의 소중함을 나누는 의미 있는 행사가 열린다. ‘낙동강세계평화 문화 대축전(이하 ’낙동강 대축전’)이 바로 그것이다. 올해로 두 번째로 열리는 ‘낙동강 대축전’은 6·25 전쟁의 양상을 바꾼 낙동강 방어선 전투를 기념해 전투 종료일인 9월 24일을 전후로 열리는 행사이다. 특히, 행사 동안 ‘전투체험’, ‘피난민촌 생활 체험’ 등 전쟁의 참상을 직접 체험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펼쳐져 기성세대와 전후세대가 함께 전쟁과 평화의 의미를 몸으로 체험하고 가슴으로 느끼는 역사·안보교육의 장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역사를 기억하지 않는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 그것이 국가와 민족의 존망을 좌우하는 전쟁의 역사라면 더욱 그러하다. 우리의 아이들에게 그것이 비록 아프고 힘든 전쟁의 역사라 할지라도 이를 바르게 교육하여 이들이 올바른 역사관을 가진 어른으로 성장할 수 있게 도와줘야 한다. 그리고 이것이야 말로 평화의 미래를 대비하는 시작점이자 이 땅에 사는 우리 어른들의 역할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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