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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마존, 구글…美 IT기업 유럽서 역풍 왜?
[헤럴드경제=천예선 기자]유럽에서 미국 IT(정보통신)기업에 대한 역풍이 거세다. 아마존, 구글, 우버, 넷플릭스 등 세계적인 미국 IT기업들이 줄줄이 유럽 문턱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IT 블루오션을 개척하려는 미국과, 실리콘밸리식 자본주의를 막으려는 유럽의 ‘창과 방패’ 대결이 팽팽하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26일 “참신한 서비스로 이용자를 단번에 사로잡는 위력을 가진 미국 기업에 유럽이 맞서지 못하고 있다”며 “유럽 정부는 편리함을 추구하는 소비자의 요구와 유럽기업 경쟁력 제고라는 딜레마에 빠졌다”고 보도했다. 


▶美 IT기업, 유럽서 번번이 고전=미국 인터넷 쇼핑몰 아마존은 독일에서 시련에 직면했다. 지난 21일 라이프치히 등 4개 물류센터는 이틀간 파업에 돌입했다. 독일 아마존 직원 9000명 중 2000명이 참가한 대규모 파업이다.

이번 파업은 미국과 독일 노동계의 시각차에서 비롯됐다. 독일은 ‘동일업종ㆍ동일임금’을 기본으로 하지만, 아마존은 회사의 자율적인 임금정책을 고수하면서 협약을 거부하고 있다.

노조 측은 “경영진이 제안한 연봉 2.1~3% 인상안은 유통업종 근로자의 평균임금 상승률인 5.1%를 크게 밑돈다”며 “회사가 독단적으로 매긴 월급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주장했다. 


반면 독일 아마존 측은 급여 조건이 다른 물류업체들보다 좋고, 자사주나 휴일수당, 보험 등 여러 혜택을 제공하고 있어 문제될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독일에서 고전하는 것은 아마존만이 아니다. 스마트폰 앱으로 택시 서비스를 제공하는 글로벌 택시 서비스 ‘우버’는 프랑크푸르트 지방법원에서 일시 영업정지 처분을 받았다가 최근 해제됐다. 그러나 법원은 “영업허가가 없는 운전자들에게 우버가 운전 요구를 전달하는 것을 불법”이라는 판결을 유지하고 있어 언제 다시 번복될지 모르는 상황이다.

영국 런던, 이탈리아 로마ㆍ밀라노, 프랑스 파리 등지의 택시 기사들도 우버가 택시면허도 없이 영업하면서 법규를 지키지 않고 불공정한 서비스를 하고 있다고 조직적으로 반발하고 있다.

미국의 동영상 스트리밍업체 ‘넷플릭스’는 지난 17일 유럽 6개국에서 서비스를 시작했지만 프랑스에서 역풍을 맞았다. 프랑스는 자국 영화산업 등의 보호를 목적으로 유료 방송사업자에 국내 영상 제작을 의무화하고 있어 대응에 고심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프랑스 정부는 외국 작품을 그대로 가져다 저렴한 가격에 제공하면 프랑스 국내 영화산업이 쇠퇴해 프랑스 문화가 미국화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또 넷플릭스가 해외에 본사를 두고 세금을 내지 않는 점도 강하게 비판했다. 


여기에 세계 최대 인터넷 검색사이트 구글과 유럽연합(EU)의 싸움은 장기전으로 치닫고 있다. 구글은 회사의 독점적 영향력을 이용해 검색결과를 조작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구글은 수차례 개선안을 제시했지만 EU는 단호한 입장이다. 호아킨 알무니아 EU 집행위원회 부위원장은 “EU가 우려하는 부분에 대해 구글이 개선안을 내놓던지 반독점법 위반 혐의와 관련한 공식적 벌금을 물어야 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놨다.

▶유럽, 자국기업 타격 전전긍긍=유럽 각국이 미국 IT기업을 밀어내고 있는 것은 미국 실리콘밸리식 자본주의로 인해 자국 산업이 붕괴되는 것을 막으려는 조치로 풀이된다.

독일 부총리 겸 경제ㆍ에너지장관인 지그마르 가브리엘 사회민주당(SPD) 당수는 최근 “우리는 실리콘밸리식 자본주의를 길들여야만 한다”면서 유럽 국가들에서 애플, 아마존, 구글과 같은 대기업들이 행하고 있는 조세회피 행태에 대해 “반사회적”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조세 덤핑 행위는 근절돼야 한다”면서 “독일 내에서 이익을 창출하는 누구라도 그 당사자가 세금을 내야만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렇게 되지 않으면 사회간접자본과 교육에 들어갈 돈이 모자라게 된다고 역설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고용유지와 저가경쟁에 불안감이 커진 유럽기업이 미국 서비스를 따라가지 못한 것이 영향을 주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che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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