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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엔저 가속, 세밀한 대응전략 마련할 시점
엔 저(低) 공포가 한국경제를 강타하고 있다. 하반기들어 가속화된 엔화는 지난 13일 100엔당 1000원선이 붕괴된데 이어 불과 10일 만에 재차 950원대까지 추락하는등 큰 폭으로 떨어졌다. 지난 2월의 1073원대에 비하면 5개월만에 100원이상 하락, 속도면에서도 심각하다.

문제는 여기에 그치지않는다는 점이다. 일부 연구 기관에선 엔/원 환율이 내년 800원대 중반까지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달러 강세가 지속될 수밖에 없어 엔화 약세가 불가피한데다 원/달러 환율이 1043원대까지 치솟는 등 달러 대비 원화 강세까지 겹쳐 엔화 약세 흐름이 지속될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경기부양을 내세운 아베 정부의 정치적 엔저 공세도 원화강세 지속의 요인이다. 게다가 내년에 미국의 금리인상이 단행될 경우 엔화에 대한 원화 절상은 더 불가피하다. 국내적 상황도 불리하긴 마찬가지다. 원화는 불황형 경상수지 흑자와 외국인 주식순매수 등으로 약세 전환에 협공을 당하는 처지다. 최경환 부총리가 최근 호주에서 열린 주요 선진 20개국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에서 일본의 양적 완화를 공식 거론하고 속도조절론을 상기시킨 것도 같은 맥락이다.

엔저 충격은 불황 탈출을 시도하는 우리 경제에 치명타를 입힐 게 분명하다. 한국수출 상위 100대 품목 가운데 일본 수출 상위상품과 겹치는 품목이 55개에 달하고 이들 품목 수출이 우리 수출의 54%를 차지하는 현실에 비추어보면 더욱 그렇다. 이미 충격파가 밀려와 과거 연평균 15%를 기록했던 수출증가율은 2%대로 추락했고 일본자동차 업계의 영업이익은 최고 13%까지 증가한 반면 현대ㆍ기아차는 32%까지 감소한 상태다. 수출의존도가 큰 삼성전자가 속한 전기전자, 현대모비스가 포함된 운수장비 업종의 주가지수가 최악의 하락률을 보이는 등 투자 심리마저 크게 흔들리고 있다. 외환시장 혼란이 가중, 일부에서 제2의 외환위기를 불러올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오는 것도 같은 연유다.

미적 대고 있을 때가 아니다. 내수 진작책이 더욱 속도를 내고 효험을 거둘 수 있는 세심한 검토가 필요하다. 세월호에 실종된 국회도 눈을 뜨고 이를 적극 뒷바침해야 한다. 환율 안정을 위해 외환시장 미세 개입도 고려해봄직하다. 장기적으로는 부품소재산업의 실효성 있는 경쟁력 강화와 함께 대일의존도가 큰 이들 산업의 환율 리스크 헷지책이 나와야한다. 정부 지원과 함께 기업 스스로 기술력 확보와 수출시장 다변화를 위한 자구노력이 선도적으로 이뤄져야함은 물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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