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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부선과 한국형 사립탐정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지 않는 범위내에서 대인적ㆍ대물적 또는 혼합적인 의문스런 일을 탐문ㆍ관찰하거나 관련 정보의 오류와 함정을 발견하여 사실관계를 명료히 파악ㆍ확인해 내는 민간인을 사립탐정(민간조사원)이라 한다.

세계적으로 볼때 탐정업이 직업으로 정착되어 산업으로까지 발전해오는 동안 초기에는 주로 개인의 모호한 행적이나 평판등 사적영역을 활동대상으로 삼아 왔으나, 오늘날 대다수 외국의 탐정들은 수사기관이나 변호사업무를 조력하거나 국민 모두에게 피해를 안겨주는 보험금 부당청구사례탐지, 도피자 및 국외 은닉재산 추적, 공익침해(적폐)사범 고발 등 대중적 측면의 일에 관심을 갖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개인이나 사회적 권리구제에 필요한 사실관계를 파악 해줄 민간 차원의 정보ㆍ조사 서비스업의 필요성이 대두된지 14년만에 고용노동부가 사설탐정(민간조사업)을 신직업으로 공인ㆍ육성하겠다는 계획을 지난 3월 국무회의에 보고하고 입법을 추진 중에 있다. 이로서 우리도 머지않아 탐정이 되거나 탐정을 국가기관의 치안능력 보완과 실체적 진실발견을 위한 재판기능 보강 등에 널리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 가운데 한국형 탐정의 역할 모델이 어떻할 것인지에 대해 궁금과 걱정을 갖는 국민도 적지않다. 

 
김종식/한국민간조사학술연구소장


최근 서울 성동구의 어느 한 아파트 입주민의 이른바 ‘난방비 계량기 조작 비리 사실 추적’ 사례는 향후 한국형 사립탐정이 지향해야 할 가치나 시민의 바램이 무엇인지를 읽을 수 있는 한 예인듯 하다. 이 사건은 ‘벗는 여배우’ ’할 말은 하는 탤런트‘로 알려진 김부선이 아파트 세대별 난방비 격차가 지극히 비정상임을 이상히 여긴 나머지 이를 묵과할 수 없어 연예인 생활의 진퇴를 걸고 2년여간 홀로 발로 뛰면서 아파트 자치회 임원 등이 계량기를 조작해 중앙난방을 수년간 ’0원‘ 또는 ’터무니 없는 몇푼‘으로 써온 비양심을 포착하고 이를 주민들에게 폭로하게 된 사안으로 보인다. 물론, 무엇이 진실인지 또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는지 조사결과를 지켜봐야겠지만 그의 문제의식과 정의를 향한 집념은 머지않아 우리사회에 신직업인으로 등장할 민간조사원들에게 시사하는 바 적지 않다 하겠다.

탐정업무는 본래 우둔스럽거나 게으런 사람 또는 ‘고립무원’이라는 탐정의 속성을 스스로 감내하고 극복할 의지가 없는 사람은 해낼 수 없는 일임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또한 개인적 안위나 영리에 함몰되어 사회적 위험을 못본채 하는 편의주의적 탐정은 ‘3류 탐정’으로 치부되거나 도태되고 있는 세계적 추이를 지켜보고 있는 터다. 향후 전개될 한국형 사립탐정에 거는 기대가 클 수밖에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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