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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쉼표> '비긴 어게인'
영화 ‘비긴 어게인’의 조용한 돌풍이 만만치 않다. 지난 주말 관객수 230만명을 넘어섰다. 역대 다양성 영화 1위인 워낭소리(290만명)를 넘어설 기세다. 이 영화의 성공은 따뜻하고 감성적인 음악, 상업적 음악제작시스템에 대한 한 방, 가족애와 인간다움이란 3박자를 고루 갖춘 데 있다. 핫한 밴드 마룬5의 멤버 애덤 리바인의 출연도 한몫 거든다. 영화는 싱어송라이터 그레타와 패배자로 낙인 찍힌 프로듀서 댄이 제작사로부터 거절당하자 아마추어 뮤지션들을 모아 거리에서 음반을 만들어내는 과정을 그렸다. 댄은 하버드 동창생과 독립레이블을 설립, 90년대 힙합씬을 이끌고 그레미 상을 두번이나 수상했지만 지금은 아무도 신뢰하지 않는 루저다. 좋은 음악을 찾는 그의 귀에는 틀대로 찍혀 나온 10대들의 노래는 쓰레기일 뿐. 회사에서 쫒겨나고 딸과 아내한테도 무시당한 댄은 술에 취한 채 라이브 카페에서 노래하는 그레타를 만나 한 눈에 알아본다. 기타 하나 들고 노래하는 그레타의 곡에 그는 피아노와 첼로 바이올린 드럼을 입힌다. 저절로 편곡의 마법에 빠진 것. 댄은 좋은 스튜디오와 프로듀서, 세션맨을 붙이고 외모를 좀 세련되게 하면 톱가수가 될거라며 계약하자고 설득하지만 거절당한다. 그레타는 그날 록스타가 된 남친과 헤어졌다. 영화의 압권은 그레타와 댄이 스튜디오 없이 뉴욕 거리 곳곳에서 노래를 녹음하는 장면. 할렘 뒷골목에서 돈과 담배를 요구하는 꼬맹이들을 코러스로 세우고 댄의 삐딱한 10대 딸을 기타리스트로, 댄 역시 베이스로 참여하면서 멀어졌던 가족의 끈도 다시 조여진다. 이 영화의 반전은 그레타가 레이블과 계약하지 않고 단돈 1달러에 온라인으로 앨범을 푸는 대목이다. ’비긴 어게인‘의 뒷심은 일상을 의미롭게 해주는 음악의 진정성에 대한 공감에 있다.



이윤미 기자/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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