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디자인만 잘해도 산업재해 줄어요”
‘ 사회문제 해결 디자인’앞장 이태용 한국디자인진흥원장
산업현장에선 경고표시 개선
추락 · 전도사고 등 크게 줄어

공간 심리적 요인 반영 설계땐
학교폭력 · 병영문화도 개선가능



“디자인은 안전 사고와 폭력, 범죄를 예방하고 복지나 교육수준을 향상시키는데도 일조합니다. 사회문제 해결에 기여하는 단계죠.”

이태용 한국디자인진흥원장이 말하는 현재 디자인의 위상이다.

한국디자인진흥원이 ‘서비스디자인’의 사회적 확산에 적극 나서고 있다. 서비스디자인이란 공급자 관점이 아니라 수요자 관점의 공공디자인을 통해 공공서비스 자체를 혁신하는 것이다. 선진국들은 오래 전부터 디자인 주도로 사회문제를 개선하는 ‘사회문제 해결 디자인’에 공을 들여 왔다. 우리 사회의 고질적인 안전사고, 집단폭력, 범죄 등의 문제도 디자인적 요소가 결합되면 상당부분 예방ㆍ해소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원장은 17일 “서비스디자인은 사용자 중심의 연구를 통해 눈에 보이지 않는 서비스를 개선하고, 그 과정을 디자인해 사회혁신을 이루며 사회문제 해결과 삶의 질 개선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며 “각종 폭력과 안전사고로 얼룩진 우리 사회도 이에 대해 고민하고 적용을 적극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 시민 170여명이 참여한 ‘정부3.0 국민디자인단’이 지난해 발족돼 각 정부부처의 19개 정책과제가 수요자 중심으로 개선되고 있다. 일례로 관리비 고지서 재디자인만으로 10%이상 에너지를 절감시킬 수 있었다고 이 원장은 소개했다. 안전사고가 끊이지 않는 산업단지에도 서비스디자인 사례로 올해 시화공단에 처음 시범 적용됐다. 

이태용 한국디자인진흥원장이 17일 성남시 분당의 본사에서 디자인의 부가가치와 함께 공공분야‘ 서비스디자인’
의 중요성을 역설하고 있다. 박현구 기자/phko@heraldcorp.com

기존의 관리ㆍ감독 중심으로 설계돼 있던 관리시스템을 근로자의 심리적, 행동적 특성을 감안해 재설계함으로써 근로자의 행동변화를 이끌어냈다. 특히 급증한 외국인 근로자를 위해 문자보다 쉽게 알 수 있는 시각화된 표식이나 경고표시를 잘 인지할 수 있도록 디자인을 변경했다. 그 결과 작업장의의 고질적 재해인 추락, 전도, 협착 사고 등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디자인 활동은 광범위하게 확대되고 있다. 한계에 부딪힌 전통시장 활성화도 디자인적 사고로 접근하면 해법이 나올 것이란 기대가 높아졌다. 정부의 갖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대형마트에 비해 불편하다는 이유로 전통시장 이용객은 갈수록 감소하는추세다. 

어디서 무엇을 파는지 한눈에 알 수 있는 시장지도를 만들고, 상점별 품목들이 상징화된 그래픽이 그려진 컬러봉투만으로 어디서 무엇을 샀는지 알 수 있게 하는 간단한 개선노력이다. 서울 망원시장에 시험 적용을 앞두고 있다.

한국의 이런 노력을 알게 된 태국은 디자인진흥원과 서비스디자인 공동 시범사업 업무협정을 체결했다. 향후 태국은 철도디자인, 역사 개선사업을 비롯해 고령인구를 위한 다양한 서비스디자인을 도입할 계획이다.

이 원장은 우리 기업들에 대해서도 ‘디자인주도 연구ㆍ개발(R&D)’을 역설했다. 중국의 추격과 선진국과의 격차 확대라는 공통의 문제를 안고 있는 우리 산업계가 경쟁력을 확보할 마지막 수단이 디자인이란 것이다. 디자인진흥원은 이를 위해 ‘기업디자인혁신지원단’을 대전에 설치했으며, 경남 양산에는 ‘디자인리서치센터’를 올해 안에 설립할 계획이다.

조문술 기자/freiheit@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