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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담뱃값 인상하되 재원 사용처 명문화해야
담뱃값 인상에 따른 찬반 논란이 뜨겁다. 정부가 내년 1월 담배 한갑당 평균 2000원을 인상하는데 이어 물가연동제를 적용, 매년 추가로 올리겠다고 발표하자 흡연파와 비흡연파간에 명암이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당장 대다수의 흡연파는 담뱃값을 크게 올려 흡연율을 낮추겠다는 발상은 근시안적이라며 서민들의 호주머니를 털어 부족 세수를 메우려는 꼼수라고 비판한다.

담뱃값 인상때마다 주춤하던 흡연율이 일정기간이 지나면 다시 올라가는 과거 사례와 담배 판매로 거둬들인 건강증진부담금을 금연사업보다는 건강보험 재정 등 타용도 전환이 많았던 점을 감안하면 반발을 할만하다. 또 소득 최하위인 5분위 서민계층의 흡연율이 무려 64.4%에 달할 정도로 담배는 서민 기호품이다. 대폭적 가격인상시 서민가계에 직격탄이 될게 뻔하다. 또 올해 10조원대의 세수결손이 확실하다 보니 눈가리고 아옹식 금연정책이라는 비난을 면키 어렵다.

하지만 담뱃값을 더 올려서라도 흡연율을 낮춰야 하고 가격외에 비가격 금연정책을 대폭 강화해야 한다는 정부의 입장에 대다수 국민은 동의한다. 후진적 흡연국가에서 하루빨리 벗어나 건강한 대한민국을 만드는데 이의가 없다. 우리나라는 OECD 국가중 담뱃값이 가장 싼데다 성인 남성(19세 이상) 흡연율이 43.7%로 최고 수준이다. 더구나 최근 들어 청소년 흡연이 급격히 늘어나는 추세다. 통계상으로 20%대이지 실제는 이보다 훨씬 높아 OECD 성인 평균치인 26%에 육박할 정도다. 가격부담을 더 줘서라도 하루빨리 흡연에서 벗어나게 해야 한다. 정부가 지난 2005년 인상시와 달리 이번 대책에 물가연동제 적용과 편의점 담배광고 전면 금지, 담뱃값 흡연경고 그림 첨부 등 비가격 요소를 대폭 보완한 금연종합대책을 내놓은 것은 이런점에서 바람직하다.

다만 논란의 핵심인 ‘부족세수를 메우려는 꼼수 대책’이라는 비난을 해소하기 위한 보완은 절대 필요하다. 지방세인 담뱃세에 개별소비세 비목을 하나 더 추가하겠다는 것은 국세로 일부 환수하겠다는 것이나 다름없다. 아울러 세수부족에 대한 명확한 해명과 대안을 내놔야 한다. 건강증진 부담금에 대한 용처를 명문화하는 것 역시 시급하다. 당장 이번 담뱃값 인상이 원안대로 추진될 경우 세수는 연간 2조8000억원 가량 늘어난다. 이에 대한 용처를 분명히 밝히는 게 순서다. 호주의 명문화 사례는 좋은 본보기다. 정책은 언제나 솔직하고 투명해야 국민의 지지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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