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에볼라, 검은대륙 ‘경제전염’ 본격화
[헤럴드경제=천예선 기자]아프리카 대륙을 공포로 몰아넣고 있는 에볼라 바이러스가 아프리카 전역에 경제적 악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10일(현지시간) “에볼라 환자가 발생하지 않은 지역까지 여행객이 급감하면서 경제적인 감염이 점화됐다”고 보도했다.

FT는 “아프리카 대륙의 모든 국가가 하나로 여겨지고 있다”며 “경제적 감염이 기업활동과 컨퍼런스, 여행산업을 강타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웨스턴케이프투자무역 진흥청(WESGRO) 조사에 따르면, 22개 여행사 중 3분의 1 이상이 에볼라 확산으로 2만달러(2065만원) 이상의 손실을 입었다. 더 큰 문제는 여행 예약이 1년 앞서 이뤄져서 연쇄적인 손실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에볼라 창궐지역 서아프리카와 남아프리카공화국, 케냐와의 거리를 보여주는 지도. [출처:FT캡처]

이밖에도 대규모 국제 컨퍼런스가 최소 2개 취소됐고, 행사가 진행된다고 해도 주요 연사가 참석을 취소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여행산업은 남아공 경제에서 중요한 외화벌이 수단이다. 주요 와인 생산지인 웨스턴케이프 한 곳에서만 지난해 방문객이 160만명에 달했다. 그러나 에볼라 공포로 여행객이 급감하면서 남아공 경상수지 적자는 이번주 국내총생산(GDP)의 4.5%에서 6.5%로 늘었다.

아프리카 여행객이 줄어든 데는 중국 웹사이트의 오보가 결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중국 웹사이트는 남아프리카공화국에도 에볼라 환자가 발생했다고 기술해 남아프리카 여행 취소가 속출했다.

이 때문에 남아공 보건 장관은 최근 홍콩대학 강연에서 아프리카 지도를 보여주며 “에볼라 창궐지역인 서아프리카와 남아공 케이프타운은 4475㎞ 떨어져 있다”고 역설하기도 했다.

FT는 “많은 여행객들의 마음에는 아프리카 전체 대륙이 에볼라 감염지역이라는 인식이 자리잡고 있다”며 “정부 관계자와 기업들이 잇따라 여행을 금지시켜 사태가 악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FT는 우리나라의 대한항공을 거론하면서 에볼라 창궐지역인 서아프리카와 3380㎞ 떨어진 케냐의 나이로비 노선 운항을 중단했다고 전했다.

이밖에 아프리카 최고 재벌인 알리코 단고케가 경영하는 단고케 그룹은 이번 주 열리는 첫 투자자 회의를 에볼라 확산 우려로 취소했다. 


이에 대해 53개 아프리카 국가들이 참여하고 있는 아프리카연합(AU)는 “이같은 여행과 무역 제한이 고립을 가속화시킨다”며 투쟁을 다짐했다.

주디 레인 WESGRO 마케팅 부문 대표는 “공포는 현실이고, 부정적인 인식을 없애기 위한 유일한 방법은 교육”이라며 “해외 여행업 관계자들에 정확한 현실을 교육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세계보건기구(WHO)는 에볼라 바이러스 사망자가 6일 현재 2296명, 감염자는 4293명로 공식 집계됐다고 9일 밝혔다. 전체 사망자의 47%, 감염자의 49%는 앞서 3주간 발생한 것으로, 최근 국제사회의 에볼라 차단 노력에도 에볼라가 빠르게 확산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까지 에볼라 바이러스 감염자가 발생한 국가는 기니, 라이베리아, 시에라리온, 나이지리아, 세네갈 서아프리카 5개국이다.

/cheon@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